산업 기업

'샌드위치' 주방용품 기업, 유럽 공략 가속

중국산·글로벌 기업에 안방 잠식

환경·건강 중시 유럽으로 눈돌려

휴롬, 獨에 현지법인...교두보 삼아

락앤락, 품목 다양화로 영역 확장

삼광글라스, 글라스락 30만개 수출

최근 독일 홈쇼핑 채널 QVC에서 락앤락의 텀블러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락앤락최근 독일 홈쇼핑 채널 QVC에서 락앤락의 텀블러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락앤락


주방 가전 및 용품 기업들이 유럽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방에서 저가 중국산과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의 유입 등으로 국내 업체들이 샌드위치 신세가 되면서 역으로 친환경과 건강 등에 초점을 맞춘 유럽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절박한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휴롬처럼 이제 막 유럽에 현지법인을 개설한 곳부터 락앤락(115390)처럼 유럽에서 브랜드 위상 다지기에 들어간 기업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롬은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현지법인을 만들고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휴롬이 유럽에 법인을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휴롬은 지난 2011년 일본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16년 미국법인, 지난해에는 중국 상해법인을 잇따라 개설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힘써왔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에 처음으로 영국의 ‘왕실 전용 백화점’이라 불리는 해러즈(Harrods) 백화점에서 ‘휴롬디바’와 ‘휴롬원더’ 판매에 돌입했다. 휴롬 관계자는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을 보다 밀착 관리하기 위해 독일에 유럽법인을 설립했다”며 “독일을 현재 휴롬이 진입하지 않은 유럽 내 다른 국가를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독일에 영업법인을 설립한 락앤락은 품목을 다양화하는 것은 물론 현지 시장의 수요에 맞춘 제품까지 출시했다. 최근 들어 유럽시장 내 공세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 앞서 지난 5월 독일 최대 홈쇼핑 채널인 QVC에 텀블러 12만개를 수주한 락앤락은 지난달 방송에서는 하루 만에 모든 물량을 완판 했다. 그동안 밀폐용기 위주였던 유럽에서 처음으로 텀블러 판매에 성공하면서 유럽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는 영국의 3대 대형 마트 중 하나인 세인스버리(Sainsbury’s) 마트에 에코 밀폐용기를 입점하는데도 성공했다. 지난해 5월 영국에서 처음 선보인 에코 밀폐용기는 버려지던 양질의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제품으로, 유럽 내에서 빠르게 퍼진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 이슈에 힘입어 고객 호응을 이끌어냈다. 김형석 락앤락 유럽팀 팀장은 “올 3·4분기까지 유럽 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했다”며 “유럽에 진출해 브랜드를 인정받은 대표적인 국내 주방용품 기업인만큼 앞으로는 밀폐용기를 넘어 텀블러와 쿡웨어, 소형가전 등 유럽 전역에서 다양한 제품군으로 영역을 넓히며 종합생활용품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 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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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삼광글라스(005090)는 지난 8월 영국과 프랑스, 아이슬란드, 스페인 등 유럽 4개국 코스트코와 글라스락 30만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판매 제품은 ‘글라스락 링테이퍼 팬시’로, 지난 2016년 처음 입점했던 ‘글라스락 스마트 퓨어’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추가 계약이 성사됐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국내 주방 가전 용품 기업들이 유럽 시장으로 활동영역을 넓히는 것은 한국시장이 글로벌 브랜드에 잠식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국내 주방 가전 및 용품 시장은 저가는 중국산에, 고가는 프리미엄을 앞세운 유럽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상당 부분 설 자리를 잃었다.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한류 열풍과 기술력 등에 힘입어 자리를 잡은 만큼 자연스럽게 다음 타깃인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환경이나 건강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착즙기나 친환경제품이 관심을 받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 등에서는 유럽 시장에 진출한 브랜드라는 것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 하는데 도움을 주는 만큼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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