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수입차시장 줄어드는데 초고가 브랜드는 '씽씽'

올 수입차 판매 13.2% 감소 속

람보르기니 16배나 크게 증가

2억~7억원 자동차는 성장 지속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물가상승률까지 낮아지면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졌지만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 판매는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부(富)의 효과’로 초고소득층이 소비를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총 18만9,19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감소했다. 지난해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수입차 판매량은 올해 들어 환경규제·물량부족 등의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대당 가격이 2억~7억원에 이르는 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포르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람보르기니다. 아우디코리아가 수입해 판매하는 람보르기니는 올 들어 10월까지 130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판매량 8대보다 무려 16배나 뛰었다. 특히 람보르기니는 올 5월 대당 가격이 2억5,000만원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우루스’를 국내에 출시해 3·4분기부터 인도를 시작했는데, 전체 판매량의 75%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명차의 대명사 롤스로이스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대당 가격이 최저 4억2,700만원, 최고 7억4,000만원에 달하는 세계 최고가 브랜드 중 하나다. 롤스로이스는 한국에서 올 들어 10월까지 140대를 팔아 전년동기의 97대보다 4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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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달 신차 대기 수요로 판매가 부진해 1~10월 성적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올 9월까지는 3,351대를 팔며 전년동기의 3,037대에 비해 10.3% 성장했다.

초고가 수입차 판매 증가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부의 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8월과 9월 물가상승률이 두 달 연속 하락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민간소비도 위축되고 있지만 부유층은 예외라는 얘기다. 오히려 부유층은 물가하락기를 ‘쇼핑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됐는데도 초고가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은 기이한 현상”이라며 “저금리 기조에 상대적으로 돈을 융통하기 쉽고 정부의 부동산 옥죄기 정책으로 집값이 오른 부유층이 고가상품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고소득층이 빠르게 늘어나며 고가품 소비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고가 수입차 업체들은 한국 고소득층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한 초고가 브랜드들이 주요 신차 출시,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 등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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