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극우勢만 키워준 스페인 조기 총선

집권 사회노동당 과반 확보 실패

카탈루냐 분리독립 요구 불붙자

극우 복스 의석은 2배이상 늘어




중도좌파 성향의 스페인 집권 사회노동당이 7개월 만에 꺼낸 조기 총선 승부수가 실패로 끝났다.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채 극우 정당이 약진하면서 정국이 더욱 혼란해지는 역효과만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가 99.9% 진행된 가운데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노동당은 하원 350석 정원에서 120석을 얻는 데 그쳤다. 과반 의석에 크게 못 미치는 28%의 득표율로 지난 4월 총선에 비해 의석이 되레 3석이 줄었다. 스페인은 올해 4월 이후 7개월여 만인 이달 10일 총선을 실시했다.

스페인 총선에서 약진한 극우 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가운데) 대표가 10일(현지시간) 수도 마드리드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마드리드=AP연합뉴스스페인 총선에서 약진한 극우 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가운데) 대표가 10일(현지시간) 수도 마드리드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마드리드=AP연합뉴스


이번 선거에선 극우 정당인 복스의 대약진이 눈에 띈다. 4월 총선에서 24석을 확보하며 처음 원내로 진입한 복스는 의석 수가 52석(15.1%)으로 2배 넘게 뛰었다. 바르셀로나 등 카탈루냐 지역에서 잠잠했던 분리독립 요구가 최근 다시 거세지면서 ‘스페인 우선주의’를 내세운 복스가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의 분열을 우려하는 표심이 극우 정당으로 향함에 따라 중도 성향의 시민당은 의석 수가 57석에서 10석으로 쪼그라들었다.


극우 정당이 스페인 정치지형을 뒤흔들면서 앞으로 연정 구성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극좌파 정당인 포데모스는 극우 세력에 대항해 사회노동당에 연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산체스 총리가 9월에 거부한 바 있어 이번에는 손을 맞잡을지 관심사다. 다만 두 정당의 의석 수를 합쳐도 과반에 못 미쳐 다른 정당과의 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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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총선 카드가 정국혼란 등 역효과만 불러일으키면서 산체스 총리의 입지가 크게 좁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파블로 카사도 국민당 대표는 “산체스 총리는 이번 선거의 최대 패배자”라며 “연정 구성이 훨씬 더 어려워진 만큼 산체스 총리는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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