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중국 정부에 대항해 집회를 벌이고 있는 홍콩 시민들에게 연대와 지지의 뜻을 밝히는 ‘침묵행진’이 11일 서울대에서 열렸다.
이날 서울대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회원 14명은 검은 옷차림으로 교내 인문대 앞 광장에 모여 플래카드를 들고 침묵행진을 벌였다. 회원인 지구과학교육과 2학년 박도형씨는 행진에 앞서 “홍콩 정부가 자행한 인권침해와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목소리 낼 권리마저 빼앗긴 홍콩 시민들과 연대하겠다”며 “자유를 위한 침묵으로 비겁한 권력자들의 침묵을 비판하겠다”고 말했다.
모임 회원들은 홍콩 시위 도중 최루탄을 피하려다 추락해 지난 8일 숨진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 씨 등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검은 옷을 입었다. 이들은 오른손 다섯 손가락을 펴든 채 걸음을 옮겼다. 홍콩 시민들의 ‘5대 요구’인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를 지지하는 의미에서다.
이들은 중앙도서관을 지나 공과대학 근처까지 약 300m를 10여분간 행진한 후 행정관 근처로 돌아가 시위를 마무리했다.
학생모임은 행진을 마친 뒤 서울대생들이 홍콩 시민들에게 전하는 말을 적도록 한 중앙도서관 건물 벽면의 ‘레넌 벽’을 찾아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홍콩의 민주화를 위해” 등의 메시지로 연대와 지지를 표시했다. 이들은 추후 연세대와 숭실대 등 다른 대학교 학생회와 시민단체에 참여 요청을 보내 오는 23일 대규모 집회를 열 방침이다.
한편 지난 6월 홍콩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작된 범죄인 인도(송환법) 반대 시위는 반중(反中) 시위로 성격이 변하면서 과열되는 양상을 보여 국제적 파장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