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실적 반등 노리는 백화점 "혁신만이 살길"

롯데, 매장공간 체험위주로 변신

입점브랜드도 '프리미엄화' 나서

현대도 유통·리빙 등 전문성 강화

'고객 토털 케어' 방향 변화 모색

신세계는 조직문화 혁신 나설듯

롯데백화점 직원들이 창립 40주년 기념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롯데백화점 직원들이 창립 40주년 기념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백화점 업계가 내부 혁신을 서두르고 있다. 대형마트에 이어 백화점마저 실적이 하향 트렌드로 접어든 것이 확인되면서 변화와 혁신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자각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오프라인 집객을 바탕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무엇보다도 공간을 혁신하고 조직과 인사를 개편해 달라진 경영환경에 대비한다는 게 백화점 업계의 혁신 방향이다.

롯데백화점은 창립 40주년을 맞아 공간, 브랜드, 조직문화 등 3대 분야에 대한 혁신활동을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우선 롯데는 매장 공간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완전히 바꾸기로 했다. 과거 백화점 공간이 ‘판매’를 위한 곳이었다면 앞으로는 ‘체험’을 위한 곳으로 바꾼다. 최근 들어 백화점이 쇼핑 목적지가 아닌 가족 나들이 장소로 변화함에 따라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이 업계의 가장 큰 숙제였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이 특히 많이 보유한 중소형 점포는 가족의 놀이와 체험 시설을 설치할 공간이 충분치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에 롯데는 중소형 점포의 1층을 바꾸기로 했다. 그간 화장품과 잡화, 패션 등 판매에만 집중했던 1층을 문화, 식음료(F&B)등 다양한 경험 요소가 가미된 복합 쇼핑 공간으로 꾸민다. 이처럼 체험 공간을 1층에 배치하고 지하에 있는 먹거리를 1층에서도 선보이기로 한 것은 획기적인 전략 변경으로 평가된다.


롯데는 입점 브랜드도 ‘프리미엄화’를 주제로 혁신한다. 주요 점포 리뉴얼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 입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롯데 측은 “명품 매출 증가율이 지난 2017년 전년 대비 5.5%에서 지난해 18.5%까지 올랐고 올해 9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하는 등 소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해 프리미엄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1층 뿐만 아니라 각 점포의 2층과 5층도 각각 여성과 남성 명품 매장으로 리뉴얼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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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조직 문화도 수술한다. 밀레니얼과 선배 세대가 보다 긴밀히 소통할 수 있게 하고 현장에 보다 큰 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혁한다. 온라인 부문에서는 최저가를 지양하고 고가 제품 위주로 판매해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가 이같은 혁신 개혁 방향을 공개한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은 12월 초로 다가온 정기 인사 폭이 어느 정도일지가 관심이다. 이마트는 최근 기존 대표 조기 강판과 신임 대표 외부 영입이라는 충격 카드로 조직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이마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에 메시지를 줄 것으로 유통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는 대형점 위주 출점 전략을 구사한 지 이미 오래여서 백화점을 나들이 공간으로 보는 소비자 인식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한 상태다. 실제로 센텀시티점과 대구점은 전체 공간 중 엔터테인먼트 시설 비중이 각각 30%와 25%로 대단히 높다. 그 효과로 센텀시티점은 지난해 고객 평균 체류시간이 4.8시간으로 업계 평균 2~3시간으로 길다. 대구점은 평균 체류시간이 5.3시간이다. 또한 신세계는 명품 전략을 통해 고급 백화점 이미지를 조기에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하루 속히 바꿔야 하는 게 신세계의 숙제다. 과거 삼성그룹 시절부터 내려오는 엄격한 문화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면이 있는 게 사실. 특히 사원·대리급이 현장에서 즉시 의사결정을 하는 이커머스 업체의 조직문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SSG닷컴을 필두로 한 그룹의 온라인 사업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추구하는 혁신 방향은 롯데·신세계와는 상당히 다르다. 현대백화점은 유통·리빙·패션의 삼각편대를 강화해 고객을 더 세심히, 더 종합적으로 케어하겠다는 전략이다. 인터넷 사업도 롯데와 신세계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종합 쇼핑몰을 육성하고자 하는 것과는 달리 더현대닷컴(백화점)·h몰(홈쇼핑)·리바트몰(가구)·더한섬닷컴(패션) 등 각 분야의 전문몰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미국 이커머스 업계도 절대 강자 아마존이 있는 가운데서도 전문몰들은 잘 되고 있다”면서 “계열사별 전문성을 강화해 고객을 토털 케어하는 방향으로 혁신 활동을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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