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여는 수요일] 아이에게

1315A38 시로



배창환 作

하고 싶은 일 하며 살아라


사람의 한 생 잠깐이다

돈 많이 벌지 마라

썩는 내음 견디지 못하리라

물가에 모래성 쌓다 말고 해거름 되어

집으로 불려가는 아이와 같이

너 또한 일어설 날이 오리니

참 의로운 이름 말고는

참 따뜻한 사랑 말고는


아이야, 아무것도 지상에 남기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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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여기 올 때처럼

훌훌 벗은 몸으로 내게 오라



세상 물정 모르는 말씀이셔요. 인생이 하고 싶은 일 다 하도록 놓아주던가요? 사람의 한 생 잠깐이라고요? 집 없고 일 없으면 한 생이 영겁이죠. 돈 많이 벌지 말라고요? 죽어라 벌어도 썩도록 쌓을 수 있을까요? 물가라고요? 댐 하나 넘고 보 하나 건너 모래성 쌓을 강바닥은 어디 있나요? 세상의 모래를 다 모아 구름 너머까지 쌓는 황홀한 문명의 바벨탑으로 갈 거예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살아서 천국에 이를 거예요. 의로운 이름과 따뜻한 사랑으로 나무의 상처에 새기는 위인전에 오르지 않을 거예요. 알몸으로 왔지만 금의환향할 거예요. 이번엔, 손잡아 주셔요.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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