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자의눈]S급 인재 없이는 1등기업 없다

양철민 산업부




최근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국내 대기업을 다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옮긴 한 개발자의 이야기가 화제였다. 해당 글에는 400여개의 공감과 140여개의 댓글이 달리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사연은 이렇다. 해당 개발자는 십수년 전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의 모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지만 회사에 들어온 지 몇 달 되지 않아 암담함을 느꼈다. 해외에서 학위를 받은 해당 기업 연구원 소속 박사들은 입사와 관련한 별도 보너스를 받았지만 해당 연구원은 한 푼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그 연구원이 별도 혜택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자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답이 돌아왔다.


이후에도 황당한 일은 계속됐다. 해당 기업이 인터넷 사업에 진출하자 인터넷 회선 판매 명령이 떨어졌으며 어떤 때는 휴대폰 판매 물량이 할당되기도 했다. 해당 글에서는 강성인 노조원들은 건드리지 못한 채 연구원에게만 판매 할당이 강제되는 불합리한 현실도 잘 나타난다. 결국 해당 연구원은 2년 뒤 ‘성과주의’ 중심의 국내 대기업으로 옮겼으며 지금은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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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각 기업은 ‘인재 중심’의 경영을 이야기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전보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블라인드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상사갑질’과 ‘월급루팡’ 등 하소연이 넘쳐난다. 특히 대기업이 아닌 일부 중견기업에서는 계열사 상품의 판매 할당 사례 등이 적잖이 목격된다.

일부 기업들은 결국 ‘돈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다르다. 잡코리아가 지난해 직장인 7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들은 이직 이유로 ‘개인의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33.2%)’를 꼽은 사람이 ‘연봉 상승(32.4%)’보다 많았다. 직장은 단순히 ‘돈만 버는 곳’이 아닌 셈이다.

결국 조직과 문화의 문제다. 앞서 언급된 기업 또한 내부의 볼멘소리에도 실리콘밸리 출신 회장이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의 낙후된 조직문화에 최고 수준의 인재를 해외로 다시 내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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