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문화재의 뒤안길]동아시아를 뒤흔든 동의보감

中·日서도 간절히 원한 '천하의 보물'

국보 제319호 ‘동의보감’ /사진제공=문화재청국보 제319호 ‘동의보감’ /사진제공=문화재청



국보 제319호 ‘동의보감’은 국보인 동시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광해군 5년(1663) 처음으로 인쇄된 책 가운데 가장 상태가 좋은 세 종류가 1991년 보물로 지정됐고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15년에 문화재청은 ‘동의보감’의 국보 승격을 예고했다.


이 책이 국보로까지 자리매김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서는 책의 제목에 있다. ‘동의(東醫)’는 동방, 곧 ‘우리나라의 의학’이라는 뜻이다. 당시 의학 관련 문헌은 조선 세종대에 간행된 ‘향약집성방’ ‘의방류취’ 등 우리 의서와 중국에서 간행된 수많은 의서까지 포함해 수백종이 넘었다. 허준은 우리나라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는 우리 풍토에 적합하고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약재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정리했다. ‘동의보감’의 제일 큰 가치는 17세기까지 전래된 모든 의학을 우리에게 맞게 적용해 자주성과 생명력을 갖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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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감(寶鑑)’에는 ‘천하의 보물로서 거울과 같이 가르침을 주는 책’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는 ‘동의보감’의 국제적 영향력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중국 사신들의 선물 목록에도 꼭 들어갈 정도로 관심을 끄는 자료였다. 결국 중국이 1763년 자체적으로 판각해 간행했고 이후에도 20여 차례나 더 발간했다. 당시 나온 책의 서문에는 ‘천하의 보물은 마땅히 천하가 함께 가져야 할 것’이라고 기록됐다. 일본 역시 임진왜란 직후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동의보감’을 간절히 원했다. 결국 도쿠가와 막부에서 1724년 간행된 후 의업과 관련된 자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자료가 됐다.
/정제규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전문위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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