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데이터 3법’의 19일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해당 상임위원회 심사가 늦어지면서 본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못했으나 여야는 여전히 네 탓 공방만 이어가는 모양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소방공무원법 등 88건의 비쟁점 법안만이 상정·처리됐지만 앞서 지난 12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데이터 3법의 19일 본회의 처리는 불발됐다. 데이터 3법 처리가 늦춰지는 것은 해당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가 여전히 마무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사가 가장 빨랐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14일 행정안정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으나 여전히 행안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경우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한 차례 심사하기는 했으나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왕이면 아주 적극적으로 열어줬으면 한다. 다음번에 찬찬히 검토해서 통과하자”고 반대하며 오는 21일 다시 심의를 이어간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인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아직 심사조차 착수하지 못한 상태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데이터 3법은 한국당의 어깃장으로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 심사 일정을 잡지 못해 법안 통과가 무산되고 있어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여야 지도부 합의를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정체 상태에 빠진 데이터 3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와 달리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려진 검찰개혁·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사이에 둔 여야의 대립은 한층 격화되는 모습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25일부터 12월15일까지 국외 활동을 자제해달라는 문자를 보낸 것은 ‘날치기 5분 대기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법 등 권력 장악을 위한 두 가지 법을 반드시 막아낸다는 의지로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특권을 철폐할 공수처법과 민심을 반영해 대표성을 높이는 선거법 개정이 자유민주주의를 해친다는 (황교안 대표의) 주장은 압도적 궤변”이라며 “막가파 극우 세력을 흉내 내는 것은 우리 정치의 큰 비극”이라고 몰아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