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이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과 KTX·SRT 통합 등을 요구하며 20일 오전9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노사 간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자칫 장기파업으로 이어져 출퇴근 시간대의 극심한 교통혼잡, 물류차질 등이 벌어질까 우려된다. ★관련기사 32면
철도노조는 이미 지난달 11일부터 14일까지 ‘경고성 한시 파업’을 한 데 이어 지난 15일부터 태업을 벌였고 이날 총파업에 들어갔다. 무기한 총파업은 2016년 9∼12월 74일간의 장기파업 이후 3년 만이다. 철도노조는 내년 4조 2교대 시행을 위한 인력 4,000명 충원,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SRT 운영사인 SR과의 연내 통합 등 네 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한국철도(코레일)는 4조 2교대 시행을 위해 1,800여명 수준의 인력충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나 나머지 요구조건은 모두 재량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철도노조 파업으로 KTX와 광역전철,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를 감축 운행하고 있다. 파업의 여파가 본격화되는 21일부터는 KTX가 평시 대비 68.9% 수준, 광역전철 82%, 일반열차 60%, 화물열차는 31% 선에서 운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서울역과 부산역 등 전국 주요역에서는 파업에 따른 열차 감축운행의 여파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이번주 말 대입 수시 논술과 면접고사 등을 앞두고 철도를 이용해 상경하는 수험생들에게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수출입 업체들의 물류차질도 우려된다. 철도화물 운송이 많은 시멘트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이날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시멘트 공장이 충북 단양 등 내륙에 위치한 한일시멘트·성신양회·아세아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 등의 경우 전체 물류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달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대규모 인력충원이 이뤄질 경우 적자폭이 연간 1,000억원에서 4,000억~5,000억원대로 확대될 수 있는데 정부나 국민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철도노조의 조속한 파업 철회만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