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 홈 미니’를 통해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아마존과 구글에 더해 알리바바 등 중국 업체들까지 각축전을 벌이는 AI 스피커 시장에서 점유율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1일 서울 세종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새로운 AI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에서 첫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공개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갤럭시 홈을 출시하지는 않고 있다. 대신 새로운 갤럭시 홈 미니를 수개월 내 출시해 본격적으로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 홈의 경우 ‘음질’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갤럭시 홈 미니는 ‘연결’을 강조했다. 갤럭시 홈 미니를 이용해 제조사에 상관 없이 다양한 가전제품을 음성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도 음성으로 기기를 조정할 수 있다.
이지수 무선사업부 AI팀 상무는 “갤럭시 홈 미니엔 리모컨에 사용되는 적외선 송신기 4개를 탑재했다”며 “삼성 기기 여부와 인터넷 연결 여부를 떠나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홈 미니를 통해 LG전자 청소기나 샤오미 공기청정기를 음성으로 켜거나 끌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는 인터넷 연결 기능이 없는 한일 선풍기 제품을 음성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하이 빅스비, 선풍기 켜줘”라고 명령하니 선풍기가 돌아가기 시작했고 “회전시켜줘”라고 하면 그대로 따라했다.
이 상무는 “갤럭시 홈 미니를 통해 가정에 있는 8년 된 선풍기가 갑자기 AI 선풍기로 바뀌는 놀라운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갤럭시 홈 미니는 베타 테스트까지 마친 만큼 수개월 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홈 미니의 가격은 10만원 이하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 상무는 “베타 테스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스마트싱스 같은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접목해 다채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출사표로 아마존 에코와 구글홈 등이 버티고 있는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IoT가 중요해지면서 대부분의 글로벌 IT 업체들이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과거 아마존 에코와 구글홈이 양강 구도를 이뤘다면 최근엔 알리바바·바이두 등 중국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아마존은 1,040만대의 AI 스피커를 판매해 36.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알리바바 13.6% △바이두 13.1% △구글 12.3% △샤오미 12% 순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AI 서비스 ‘빅스비’ 생태계도 강조했다.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인공지능 총괄 부사장은 “빅스비는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는 물론 TV, 냉장고 등 전세계 1억 6,000만대에서 이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서 “연간 5억대가 넘게 판매되는 삼성의 다양한 디바이스와도 연동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빅스비가 전세계 사용자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가장 성공적인 인텔리전스 플랫폼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