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기획

기술발전·트렌드 변화 너무 빨라...새로 익혀야 자신뿐만 아니라 세대간 소통에 도움

[행복한 100세 시대] 배워야 산다는 그 말

지진선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NH투자증권에는 국내 한 유수의 대학과 MOU를 통해 개발한 고객 대상 노후 준비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6주간 해당 대학에서 직접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인데 벌써 8년째를 맞고 있다. 본 프로그램을 수료할 때마다 남기는 고객들의 소감은 항상 인상 깊다. ‘스스로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오늘부터 걷기 시작했다’ ‘일부러라도 여유를 가져야겠다’라는 일상의 소소한 변화를 결심한 내용들이 가슴에 와 닿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새로운 자극을 받기 위해 저녁 7시에 시작해 9시 넘어서 끝나는 이런 교육프로그램을 찾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의 용기와 부지런함에 항상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이 수료자들의 평균 나이는 58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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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들이 젊을 때만해도 한번 배운 것으로 10년 이상을 써먹고, 한번 배운 기술로 평생을 먹고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기술 발전과 트렌드 변화가 워낙 빠르다 보니 지구의 자전 주기가 마치 하루 12시간인듯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40대인 필자의 세대도 소위 ‘X세대’라 규정되며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신세대라고 했으나 변화의 속도가 남다른 요즘 시대에는 필자 역시 눈이 돌아갈 지경이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데 벌써 지쳐가고 있다.

이 시대가 끊임 없이 배워야 살 수 있도록 종용하고 있음을 어쩌랴. 이왕 배워야 한다면 쫓기지 말고 대학교육프로그램의 수료자들처럼 주도적으로 배움을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사실 배움의 효용은 지식 그 자체보다 소통에 더 큰 역할이 있다. 우리 세대가 몰랐던 지식과 시각, 감정을 배움으로 다른 세대와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 세대간 갈등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부각되고 있다. 같은 조직 문화, 같은 업무를 하는 직장에서조차 세대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수명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활동기간도 더 필요해 정년 연장 논의도 한창 진행 중이다. 고령화로 인해 이전보다 더 다양한 세대들이 한 공간에서 공존해야 하는 시간도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정년 연장으로 정부에서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줄 수는 있지만 직장 내 세대 간 불통까지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이 대목에서 교육프로그램 수료자들의 진짜 인상 깊었던 소감들이 생각난다. ‘나이 듦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됐다’ ‘내 인생에 색다른 경험과 비전을 갖게 됐다’ ‘세상을 보는 관점과 지평이 넓어졌다’ 등 다소 거시적, 거창한 얘기들이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하면 구태의연하게 알고 있던 ‘나이’에 대한 재정의를 통해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깨달음이 보인다. 또한 평생 살아오던 인생의 관점과 시야가 넓어졌다고 토로하는 것을 보면, 이들은 분명 더 많은 사람들, 더 많은 세대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생긴다.

20세기와 21세기를 관통하며 살고 있는 우리다. 아날로그의 감성과 디지털적 마인드가 공존하는 시대다. 우리는 이 복잡다단한 시대에서 왜 죽을 때까지 배우고 노력해야 할까. 나 혼자 잘살자고 배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새로 익히는 지식의 식견들이 다양한 문화, 다양한 세대 간에 이해와 소통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 갈등을 조절하며 다같이 잘사는 사회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이것이 진정한 배움의 목적인 동시에 원하는 결과가 아닐까.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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