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日자민당 간부 "왕위 모계 계승도 용인"

아베 총리 등 보수세력 그동안 부정적

교도통신 "이례적 발언…정부 논의에 영향"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지난 10일 도쿄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도쿄=AP연합뉴스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지난 10일 도쿄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도쿄=AP연합뉴스



일본의 집권 자민당 간부가 어머니로부터 왕실의 피를 이어받은 왕족도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모계 계승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24일 NHK에 따르면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이날 민영 후지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계를 중심으로 순위를 매기고 최종적으로는 모계도 용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간부가 모계의 왕위 계승을 용인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정부의 왕위 계승 논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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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왕위 계승 문제와 관련해 “예로부터 부계 계승이 예외 없이 이뤄진 것의 중요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동안 왕위 계승 문제를 논의한 일본 정부의 전문가 회의 자료에 의하면 역대 일왕 가운데 여성이 10대에 걸쳐 8명(2명은 중임) 있었으나 이들 모두 아버지로부터 왕실 혈통을 물려받은 부계 계승이었고 모계 계승은 한명도 없었다.

자민당 보수파 의원으로 구성된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은 예전에 미야케(宮家, ‘미야’[宮] 칭호를 받은 일본의 왕족 일가) 소속이었으나 2차 대전 패전 후 왕족 신분을 상실해 민간인이 된 미혼 남성이 왕족의 양자나 여성 왕족의 서양자로서 왕실에 복귀하는 방안 등을 이달 19일 아베 총리에게 제안한 바 있다.

현재 일본의 왕위 계승을 규정한 법률인 ‘황실전범’은 아버지로부터 왕실 혈통을 물려받은 남성인 부계 남자만 왕위를 계승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왕실의 남성이 줄자 모계 남자나 여왕을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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