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수사의뢰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검찰 전관 출신 박모 변호사도 수사선상에 올렸다. 최근 박 변호사와 전·현직 검사들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검찰의 칼날이 자기 식구에도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상상인저축은행에 압수수색을 나간 당일 박 변호사의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박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상인저축은행이 수사의뢰된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박 변호사도 연루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언론에서는 박 변호사와 상상인 유준원 대표와의 연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MBC ‘PD수첩’은 10월29일 ‘검사범죄 2부-검사와 금융재벌’에서 ‘박 변호사가 김형준 부장검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유 대표를 스포츠서울 주가조작 수사 대상에서 제외시켰다’고 방송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6년 ‘고교 동창 스폰서 사건’의 당사자로 고등학교 동창 김모씨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되고 해임을 당했다.
박 변호사는 주식시장에서 ‘큰손’으로 활동해왔으며 자산도 수백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 수사에서 김 전 부장검사에게 박 변호사가 수천만원을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으나 김 전 부장검사는 “박 변호사의 돈을 빌렸을 뿐이며 이후 모두 갚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슈퍼개미’로 불리는 유 대표는 2009년 7월 텍셀네트컴(현 상상인)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2012년 세종상호저축은행(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2016년 공평저축은행(현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올 3월에는 상상인을 통해 상상인증권도 인수했다.
다만 상상인과 유 대표는 PD수첩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MBC와 한 PD에 대해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에 정정보도 및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사건의 주요 피의자 김모씨에 대한 공소제기는 2014년 12월19일 이뤄졌는데 이는 김 전 부장검사가 서울남부지검으로 인사이동한 2015년 2월25일 전이라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박 변호사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전·현직 검사들과의 유착 의혹도 밝혀질지 주목하는 모양이다. 박 변호사는 2000년 검사로 임관해 2006년까지 일했다. 퇴직 전에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에서 금융·주가조작 사건을 맡았다. 이후 꾸준히 관련 분야 검사들과의 친분을 유지하며 수임한 사건 및 본인 사건 관련 특혜를 받아왔다는 의혹이 있다. 이와 관련해 뉴스타파는 9월26일 박 변호사의 2015년 9월15일부터 1년치 통화기록에서 김 전 부장검사를 포함해 당시 현직검사 22명의 이름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에 박 변호사는 라이브플렉스 관련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거래, 토필드의 경영권 인수와 관련한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 5회, 씨티엘 관련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 19회, 서울리거 관련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 4회로 금융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뒤 검찰에 수사의뢰된 상태였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박 변호사가 금융·자본시장 관련 검사들을 관리해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이들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및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도 파헤칠지 주목된다. 박 변호사의 경우 2015년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기소)씨가 총괄대표를 지냈던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가 투자한 회사인 더블유에프엠(WFM)의 전신인 에듀박스에서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가 자진사임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더블유에프엠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 회사에 두 차례에 걸쳐 총 200억원을 대출해줬다. 또 상상인저축은행은 올 6월 코링크PE에 WFM 주식 110만주를 담보로 20억원을 대출해줬고 8월에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이 대출을 대환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