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2019 건축문화대상-주거부문대상]"아이들이 대대손손 이 집에 살고 싶대요"

일반주거부문 대상 모여가 건축주

모여가에 살고 있는 양은주씨 가족. /사진제공=양은주씨모여가에 살고 있는 양은주씨 가족. /사진제공=양은주씨



“누구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죠. 유치원생부터 중학생까지 수많은 형제자매가 생겼으니까요. 여덟 집이 연결돼 있으니 오늘은 이 집 내일은 저 집으로 옮겨 다니며 맘껏 뛰어놀아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는 이 집에서 ‘대대손손 살고 싶다’고 할 정도예요.”


모여가는 8가구, 25명이 따로 또 같이 사는 집이다. 초창기 모여가 건축을 주도한 양은주씨는 처음엔 임용 고시 동기인 지인과 집을 지으러 땅을 알아봤다고 한다. 하지만 수년간 돌아다녀도 마땅한 땅을 찾지 못했고, 그러던 중 지인은 아파트 생활을 정리하고 공동체 주택에 입주했다. 지인의 공동체 주택 입주는 모여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초에 이들은 각각의 가구가 완전히 분리된 형태의 집을 꿈꿨지만, 공동체 주택에서 아이들이 이웃과 가족처럼 어울리는 것을 본 양 씨와 지인은 여러 가구가 모여 사는 모델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마침 공동체 주택 인근에 큰 땅이 나타나면서 양씨 가족과 지인 가족을 포함한 7~9가구가 함께 짓고 살아가는 모여가 프로젝트의 밑그림이 나왔다.

관련기사



양 씨는 “처음에 근처 생협에 공고를 내고 저희가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다른 삶의 모습을 꿈꾸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렇게 모인 8가구의 사람들이 매주 회의를 하며 모여가를 구상해 나갔다. 양 씨는 “일부는 개별 공간, 일부는 공동 공간이다 보니 비용을 나누기가 가장 힘들었다”며 “하지만 끊임없이 회의하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모여가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 씨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수영장이나 마당에서 놀면서 즐거워하고, 교육에 관심이 깊은 어른들은 서로 정보나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며 “짓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8가구가 함께 지은 이 집이 여기저기에서 상도 타고, 소개도 많이 돼서 기쁘다. 아이들도 집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


박윤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