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2019 한국건축문화대상-민간부문 본상]태양·달·별의 궤적서 착안...기하학적 질서에 담아낸 '우주'

■ 울릉도 코스모스리조트

경도·위도 고려하며 시뮬레이션

나선형 구조따라 서로 다른 풍경

최초로 초고성능 콘크리트 적용

밤에 진입로에서 바라본 코스모스 스테이의 원경밤에 진입로에서 바라본 코스모스 스테이의 원경



경상북도 울릉군 송곳산 옆에 자리 잡은 벼랑 끝의 대지, 원시적인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울릉도에서도 유독 장엄한 곳이다. 이 대지에 소규모 부티크 리조트를 건립하는 것이 프로젝트였다. 준공한 건축물은 스위트룸 4실, 연회시설, 레스토랑, 사우나, 인피니티 풀 등을 갖춘 풀 빌라이고, 디럭스룸 8실과 카페테리아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옥외공간에는 낙조와 만월을 조망할 수 있는 정원이 마련돼 있다.

건축을 구성하는 기하학적 질서는 대지를 둘러싼 기념비적 자연경관 요소와 이를 가로지르는 달, 태양, 별들의 궤적에서 착안했다. 설계자는 자연 및 환경과 건축·공간·장소와의 관계를 재료와 질감 등 직관적인 감각의 차원을 넘는, 건물이 아니라 원초적인 질서를 담는 그릇을 만들고자 했다. 건물의 이름인 코스모스(KOSMOS)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건물을 구성하는 6개의 나선형 볼트는 각자 차별화된 풍경을 갖고 있다. 각 공간의 색채, 물성, 질감, 그래픽 시스템, 가구와 소품까지도 각 풍경의 이야기를 따르고 있다. 또 각 공간은 특정 절기, 시간대에 자연지형과 천체와 만남과 같은 나름 절정의 순간을 갖고 있다. 건축물의 배치와 나선의 방향과 각도 등은 현상을 정확하게 포착하기 위해 천문 데이터와 위도, 경도와 고도 등을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설계됐다.


코스모스는 건축공간을 이루는 구조물의 전반에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이용한 최초 사례다.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는 나노 혼화재를 배합해 콘크리트의 압축강도를 극대화한 콘크리트다. 철근 대신 가느다란 강섬유를 배합해 일반 RC보다 월등히 높은 인장강도를 가진다. 이 때문에 구조체는 얇아지고 특유의 미학적 성질을 띠게 된다. 단열·방수·내오염성·내염해성 등의 기능적 장점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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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건축물의 정형적이지 않은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협력이 필요했다. 특히 나선형의 지붕구조물을 UHPC라는 낯선 재료를 사용하여 현장 타설하는 공법은 설계자·시공자·건축주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과제였다. 설계 초기 단계부터 건축가·구조기술사·시공자문위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비정형스틸전문가 등과 긴밀히 협의했고, 여러 차례의 목업을 진행해 시공의 용이성, 품질의 탁월함, 공기 단축과 비용의 절감 등을 실현했다.

김상길 평가위원은 건축물에 대해 “절경에 ‘어떻게 어우러지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건축가가 고민한 것이 드러나는 조형”이라며 “특별히 이 건축은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에서 주어진 한계를 한껏 더 밀어내 그 경계를 확장한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또 “아름다운 조형은 그러한 작업을 통해 얻어낼 수 있었던 훌륭한 작업의 결과”라며 “UHPC라는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5배 강한 유동성 재료를 셸 형태로 만들어 얻은 이 작업에는 조형에 대한 상상력과 더불어 작업 방식에 대한 상상력과 치열함이 그대로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코스모스 스테이 A동의 객실. 각 풍경에 따라 다른 주제를 가졌다.코스모스 스테이 A동의 객실. 각 풍경에 따라 다른 주제를 가졌다.


코스모스 울릉도 리조트는 건축물이 자연의 외관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됐다.코스모스 울릉도 리조트는 건축물이 자연의 외관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됐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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