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안정 보다 변화 택한 LG, 가전 신화 조성진 부회장 물러난다

새 CEO에 권봉석 사장 유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서울경제DB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서울경제DB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안정보다 변화를 택했다. LG를 상징하는 인물로 ‘가전 신화’로 불리는 조성진(63) LG전자(066570) 부회장을 포함한 60세가 넘는 임원들을 대거 물갈이하고 세대교체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후임은 TV(HE)와 스마트폰(MC) 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권봉석(56) 사장이 유력하다. 구 회장은 지난해 외부인사 영입을 통해 보수적인 LG에 큰 변화를 몰고 온 데 이어 올해 전격적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색깔을 보다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28일 LG전자·LG화학·LG이노텍 등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최고경영자(CEO)인 조 부회장이 물러나는 등 큰 변화가 예상된다. 조 부회장은 지난 1976년 용산공고를 졸업한 후 곧바로 LG전자에 입사해 2016년 LG그룹 최초로 고졸 출신 CEO에 올라 ‘고졸 신화’ ‘세탁기 장인’ 등 숱한 별명을 가진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조 부회장이 CEO가 된 뒤 LG전자는 올 3·4분기 누적매출액이 46조2,45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매년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조 부회장이 전문성을 가진 가전 부문이 신가전을 중심으로 탁월한 성과를 내면서 조 부회장에 대한 조직의 신뢰도 높았다. 조 부회장이 LG전자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한 세탁기 ‘트윈워시’와 의류 관리기 ‘스타일러’ 개발을 주도하는 등 가전 부문의 혁신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1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은 조 부회장의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소프트웨어 부문의 전문성이 약해 애초 이번 인사에서 조 부회장이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다만 최근 LG전자의 실적이 워낙 좋았다는 점에서 조 부회장의 퇴진은 다소 충격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세대교체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조 부회장뿐만 아니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정도현(62) 사장, 국내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최상규(63) 사장 등 60대 사장들이 대거 물러난다. 대신 권 사장이 CEO 자리에 오르면서 LG전자 사장단과 임원진이 젊어지는 등 큰 변화가 예상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구 회장이 미래를 위해 안정보다 변화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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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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