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가 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에 이어 인도네시아 현지 여신금융사를 인수하면서 신남방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카드 업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불리는 이동철 사장이 해외 수익원 확보로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손해보험·캐피탈이 이미 현지에 진출한 만큼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자동차·오토바이·내구재 할부금융 사업 등을 영위하는 현지 여신금융사 PT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PMF)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8,128만달러(950억원)이며 2개 사모펀드가 보유한 지분 80%에 해당하는 규모다. PT PMF는 할부금융·리스·팩토링·주택담보대출 등 현지 통화 관련 대출상품 판매와 신용카드 사업이 가능한 여신전문금융사이며 최근 5년간 평균 5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지점 137개 등 총 248개에 달하는 영업망이 있다. KB국민카드는 이르면 내년 초 PT PMF를 두 번째 해외 자회사로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지난해 4월 캄보디아에 자회사를 선보인 지 1년 6개월 만의 성과다. 또 본사의 지급보증으로 조달비용을 절감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하고 현지 고객의 특성에 맞춘 할부금융 상품도 확충해 우량자산 중심의 영업을 펼칠 계획이다. 자동차 딜러 중심의 영업 네트워크 강화와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영업채널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이 사장이 해외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PT PMF를 동남아권 초대형 종합 여신금융사로 키운다는 계획도 세웠다. KB국민카드가 보유한 상품개발·리스크관리·디지털 핵심역량 이전으로 할부금융 사업을 다각화하는 한편 카드 프로세싱 대행 등도 개시해 소비재 할부 금융에서 신용카드까지 모든 여신서비스를 다루겠다는 포부다. 또 인도네시아에 앞서 진출한 은행·손보·캐피탈과 같은 KB금융 계열사와도 협업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