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가 10년여 만에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복원한다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카렌 롱가리치 볼리비아 임시 외교장관은 이날 외신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외교 관계 복원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볼리비아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09년 1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비난하며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을 테러 국가로 분류하고, 이스라엘과의 비자 면제 협정도 철회한 바 있다.
이날 롱가리치 장관은 당시의 단교 조치와 관련해 “경제나 무역 문제 등에서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조치였다”고 비판하며 외교 복원이 볼리비아 관광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리비아는 14년 가까이 집권했던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선거 부정 의혹 속에 지난 10일 물러나고 우파 야당 중심으로 임시 정부가 구성된 이후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모랄레스 정권의 우방이던 베네수엘라의 외교관을 추방하며 사실상 단교했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맞서는 야권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또 다른 사회주의 우방 쿠바에서 파견된 의사들도 자국 내 혼란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추방하는가 하면, 모랄레스 정부에서 임명된 외국 주재 대사들을 무더기로 경질하기도 했다.
지난 26일에는 11년 만에 미국 주재 대사를 임명하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미국과 볼리비아는 2008년 관계가 악화해 상대국 대사를 추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