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이 신문조서와 진술조서를 증거로 활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유죄를 판단하는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새마을금고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대구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대의원인 B씨와 C씨에게 현금 5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새마을금고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경찰 조사에서 신문조서와 진술조서의 내용을 부인했고 B씨의 전문진술에도 동의하지 않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사가 아닌 경찰 등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만 증거로 인정한다.
대법원은 “A씨는 1심에서부터 검사가 증거로 제출한 B씨의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며 “경찰이 작성한 B씨의 피의자신문조서 및 진술조서는 증거 능력이 없는데도 원심은 이를 인정해 유죄의 증거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