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에어부산, 매각 말고 향토기업으로 키워야"

부산시·지역상공인 한목소리

아시아나 인수 현산, 지분 100% 인수...재매각 갈림길

상공인들 "에어부산, 넥센 등 지분 가진 지역기업" 강조

"부산서 다양한 사업해와 쉽게 매각 안할 것 기대도"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부산시나 지역 상공인들이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부산의 향후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어부산은 영남권 최대 저비용항공사(LCC)로 부산이 연고지인데다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지역 상공인들은 부산에서 여러 사업을 펼쳐온 현산이 에어부산을 매각하지 않고 경쟁력을 높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산은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본입찰 끝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자회사인 에어부산도 품에 안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에어부산이 지주사인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상 증손회사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인수하든지, 아니면 2년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 이 가운데 지분 100% 인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에어부산이 상장사인데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율은 44.2%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43%는 부산시(5%), 넥센, 부산롯데호텔, 부산은행 등 연고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산이 에어부산을 재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부산지역 상공계 등에서는 현산이 공정거래법을 피해 에어부산을 HDC의 증손회사로 두지 않고 자회사로 격상해 향토 기업으로 더 키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에어부산은 부산 시민과 기업이 힘을 모아 만든 지역 기업”이라며 “부산 대표기업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 남은 2년이란 기간 동안 지분율 구조를 바꾼 뒤 재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만약 재매각을 해 항공업을 하는 다른 회사가 에어부산의 주인이 된다면 구조조정 등 부산에 대해 소홀할 게 뻔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HDC와 현산이 그동안 부산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쳐 온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해운대 마린시티에 있는 해운대 아이파크의 경우 현산의 대표작 중 하나다. 북항대교(북항아이브릿지), 부산컨테이너터미널, 부산아이파크 축구단도 현산이 운영하고 있다. 또 10여 년 동안 표류하다 지난해 법원 판결로 개발의 닻을 올리게 된 ‘부산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 주체 역시 현산이다.

이처럼 현산이 부산과의 인연이 깊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염원으로 만들어진 ‘에어부산’을 쉽게 재매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부산 상공인들은 보고 있다. 또 현산이 2대 주주인 부산시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못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부산의 현재 직원 수는 1,500명에 달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아직 이렇다 저렇다 발표할 입장이랄 게 없다”며 “앞으로 견해를 밝혀야 할 시기가 오면 내놓을 것”이라 말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라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며 “다만 에어부산이 더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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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현황

항공기 26대

노선 국내외 38개 노선

매출 4,901억원

유가증권시장상장 2018년 12월(코스피)

*자료 : 에어부산, 매출은 2019년 3·4분기 기준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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