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몰타 총리, 기자 피살 사건에 연일 사퇴 압박…집권당과 비상회의

현지 최대 거부, 유력 용의자 기소된지 하루만

비서실장·관광부 장관 등 측근 사퇴 잇따라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AP연합뉴스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AP연합뉴스



탐사기자 피살 사건의 여파로 거센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몰타 총리가 1일(현지시간) 소속 정당 의원들과 비상회의를 벌였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는 이날 총리 별장에 집권 노동당 의원들과 만나 사태 대응 및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거물급 기업가 요르겐 페네치가 2년 전 발생한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 피살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기소된 지 하루 만이다. 갈리치아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현 정권의 핵심부가 연루된 여러 부정부패 의혹을 폭로해오다 지난 2017년 10월 차량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져 사망했다. 이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페네치는 전력, 카지노 등의 사업을 일군 몰타 최대 거부로 무스카트 총리의 ‘오른팔’인 케이스 스켐브리 총리 비서실장을 갈리치아 살해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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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의원들은 4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무스카트 총리의 정치적 선택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진 시점 등에 대한 결정도 무스카트 총리에 일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페네치가 기소된 직후 무스카트 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임을 공식화하고 그 시점 등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무스카트 총리는 최근 주변 인사들에게 내년 1월 18일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갈리치아 피살의 배후 인물이 확인돼 재판에 넘겨지는 등 관련 수사가 완전히 종결되고 노동당의 새 대표가 선출되면 자진 사퇴하겠다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몰타 수도 발레타에서 시위대가 정권의 부쟁부패 의혹을 폭로하다 숨진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의 사진을 내걸며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발레타=로이터연합뉴스1일(현지시간) 몰타 수도 발레타에서 시위대가 정권의 부쟁부패 의혹을 폭로하다 숨진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의 사진을 내걸며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발레타=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무스카트 총리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정국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몰타 수도 발레타에선 이날 오후 수천 명의 시민들이 무스카트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내각에선 스켐브리 비서실장 외에 콘라드 미치 관광부 장관, 크리스티안 카르도나 경제부 장관 등도 수사 선상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스켐브리와 미치는 지난달 26일 사퇴했으며 카르도나 장관은 관련 수사가 종료될 때까지 업무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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