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시그널]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통했나…시장과 소통·경영 효율화 나선 대상그룹

대상홀딩스 15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 방향성 공개

대상은 비유동자산 매각해 재무 건전성 확보

연초 주총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가 영향 준듯




대상(001680)그룹이 달라졌다. 그룹 지주사부터 주력 회사까지 주주 마음 잡기에 나섰다. 국민연금공단이 연초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선 것이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그룹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084690)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정책’이라는 내용을 공개했다. 투자자가 배당 규모를 예상할 수 있도록 사전에 미리 관련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대상홀딩스는 “배당 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배당성향 30% 이상 유지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안정적 배당금 지급을 위해 배당금 지급액은 전년도 배당지급액의 30%까지 늘릴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상홀딩스가 배당정책 방향성을 공개한 것은 전자공시 시스템에서 공시 서류가 검색되는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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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주사뿐 아니라 핵심 계열사인 ㈜대상도 움직이고 있다. ㈜대상은 지난달 25일 용인 물류센터를 하나대체투자에 1,176억원에 매각했다는 자료를 냈다. 전체 자산 대비 5.3% 규모다. 비유동 자산을 유동화해 차입금을 상환,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다. 이 물류 센터의 장부가는 500억원으로 ㈜대상은 매각 작업으로 600억원의 매도 차익을 얻는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형자산 규모를 줄여 차입금을 갚거나 중·후진국 등 식품시장이 양적 성장하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상은 6월에도 한국미니스톱 지분 20%(장부가 100억원대)를 416억원에 매각했다. 식품업체들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대상 역시 수익성이 과거 대비 많이 악화했고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대상그룹이 투자자들이 환영할 만한 행동에 나서는 배경에는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 강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주주권 강화 움직임에 따라 올해 3월 대상홀딩스와 ㈜대상의 주주총회에서 행동에 나선 바 있다. 대상홀딩스의 이사선임과 이사 보수한도액과 관련해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보수 한도는 회사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보수를 늘려온 것을 문제 삼았다. ㈜대상 주총에서는 이사회 참석률이 낮은 이사선임에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대상홀딩스 지분 6.3%, ㈜대상 지분 11.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경영과 관련해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내년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돼 사전에 움직인 것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상그룹이 주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내년 주총에서 방어 논리를 만드는 모습”이라며 “기업 경영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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