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佛에 100% 보복관세 조준…美, 무역전선 전방위 확대

USTR "구글 등 차별 과세 부당"

佛와인 등 63종에 추가관세 권고

"유럽 강력 대응 있을것" 佛반발

브라질·아르헨 철강관세도 복원

디지털세 추진 伊·墺 등 예의주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구글·애플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을 대상으로 프랑스가 추진 중인 디지털세와 관련해 24억달러(약 2조8,460억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권고했다. 프랑스는 유럽의 강력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며 곧바로 반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브라질·아르헨티나 철강과 알루미늄에 기습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국발(發) 무역전쟁이 다시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USTR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디지털서비스세금(DST)이 구글과 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미국 디지털 기업을 차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소급적용과 역외적용, 수익이 아닌 매출에 과세, 특정 미국 기업에 벌칙을 내리려는 측면에 비춰 DST는 일반적인 조세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USTR은 이날 프랑스산 와인과 핸드백·치즈를 포함한 63종의 제품에 최고 100%의 추가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프랑스의 서비스 부문에 수수료 부과나 영업제한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발표가 즉시 관세 부과로 즉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부과 시점과 규모를 결정한다. USTR은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터키 등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 중인 국가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구글세로 알려진 프랑스의 디지털세는 전 세계에서 7억5,000만유로, 프랑스 내에서 2,500만유로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IT 기업에 프랑스 매출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것이 뼈대다.


미국의 관세 압박 조치에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장관은 3일 라디오클라시크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면 유럽의 강력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두기 위해 어제 유럽연합(EU)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보복관세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이런 행동은 미국이 주요 동맹인 프랑스와 유럽 전체에 대해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미국의 조처가 비정상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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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관세보복 조치의 타깃이 중남미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전쟁의 전선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미 농부들에게 좋지 않다며 이들 국가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복원한다고 밝혔다. 통화 평가절하에 관세 인상으로 보복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관세 인상 카드를 꺼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월가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경기둔화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환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팜벨트(중부 농업지대)의 표심을 노린 행동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라질이 올 들어 10월까지 대미 철강 수출의 10배가 넘는 255억달러어치의 콩과 돼지고기 등을 중국에 수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을 대체하게 된 두 나라에 대한 보복”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자동차 고율 관세 카드도 아직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뒤 1년7개월이 지나도록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현지에서는 미국 정부가 EU와의 무역협상에 이 카드를 쓰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월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에어버스 보조금 지급에 75억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최근 연일 사상 최고점을 경신했던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철강 제품에 고율 관세를 다시 부과한다고 밝힌데다 제조업 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268.37포인트(0.96%) 떨어진 2만7,783.04에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지수는 97.48포인트(1.12%) 급락한 8,567.99에 마감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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