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인도 시장 판매량이 10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본격적인 안정세를 거쳐 반등을 예상하기에는 매우 소폭이지만 9개월 연속 하락세가 멈췄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005380) 인도법인(HMI)의 내수 판매량은 4만4,6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3,709대에 비해 2% 늘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9.5% 증가한 440만대를 기록하며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인도의 자동차시장도 침체돼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현대차도 이 같은 인도시장 침체로 올 2월부터 9개월 연속 월별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왔다.
현대차가 지난달 소폭 반등에 성공한 것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며 현지 맞춤형 전략을 택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5월 인도에 본격 출시된 ‘베뉴’는 5개월 만에 판매량 기준 3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블루링크 커넥티드카 기술이 적용됐을 뿐 아니라 무선 충전, 8.4인치 HD 디스플레이 화면, 선루프, 1.0ℓ에서 1.4ℓ터보 차저 엔진 등이 탑재돼 우수한 성능 대비 뛰어난 가격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HMI에 따르면 이달 초 예약 건수가 9만대를 돌파해 연내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인도에 소형 SUV ‘크레타’ 2020년형을 출시해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크레타는 인도에서 현대차의 성공적인 안착을 주도하며 SUV 열풍을 일으킨 볼륨 모델이다. 2020년형 크레타는 2세대 모델로 애플 카 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제공하는 10.4인치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장치가 탑재됐다. 이 차량은 기아차(000270)의 셀토스와 플랫폼과 엔진 옵션을 공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현대차는 최근 선보인 인도시장의 전략형 소형 세단 모델인 ‘아우라’ 역시 내년 1·4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해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도 정부가 내연기관차에 대한 통합간접세 세율을 내리는 방안과 폐차보조금 제도 확대 등을 검토하는 등 자동차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며 “인도시장이 하락세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하락세가 멈췄다는 것은 SUV 중심의 시장 공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