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고전, 모든 것 해결할 '만병통치약' 아니죠"

논어 에세이 '우리가…' 출간 김영민 서울대 교수

"발표된 논어 관련 서적 상당수

지나친 애호나 혐오에 치우쳐

고전 읽는 건 병폐 치유가 아닌

간접적으로 세상 이해하려는 것"

김영민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에디토리얼카페비플러스에서 열린 신간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 김영민 논어 에세이’ 출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사회평론김영민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에디토리얼카페비플러스에서 열린 신간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 김영민 논어 에세이’ 출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사회평론



“너무 좋아하거나 미워하다 보면 정교하게 이해하거나 해석하기가 어렵습니다. 연애를 할 때 정신줄을 놓고 나면 상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보다는 상상을 통한 모습을 사랑하기 마련입니다. 논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논어 관련 책 대부분이 상당한 애호나 혐오로 쓰여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타 칼럼니스트 김영민(사진)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3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신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김 교수는 논어 에세이 ‘우리가 간신히 의망할 수 있는 것’을 출간했다. 지난해 발표한 첫 산문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출간 이후 1년 만이다. 김 교수가 2017년부터 3년간 한겨레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모았다.


이번에 나온 책은 김 교수가 구상 중인 논어 기획의 시발점이자 안내서 격이다. 그는 에세이를 시작으로 논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담은 해설서와 비평서를 포함해 총 10여권의 책을 낼 계획이다. 기존에 나온 번역, 해설서에서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에 동의하지 않는지를 설명하는 비평서도 포함돼 있다. 김 교수는 “상당수의 책들이 논어를 읽으면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결해줄 실마리가 있는 것처럼 제시해온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며 독자들에게는 “논어를 포함한 고전을 ‘만병통치약’ 찾듯이 읽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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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어를 주제로 책을 내는 이유에 대해서 그는 삶과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간접적인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논어가 결정적인 진리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동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측면에서 기본적인 어휘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전 텍스트를 읽는다고 해서 노화를 막거나 우울증을 해결하거나 요로결석을 해결하거나 현대인의 소외를 극복하거나 자본주의의 병폐를 치유할 길은 없지만 논어에서 제공된 개념이나 단어, 문장을 통해서 세상을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책은 그의 독자 가운데 상당수가 20~30대라는 점도 반영됐다. 김 교수는 “특정세대를 염두해 쓰지는 않지만 직업병처럼 독자를 떠올릴 때는 늘 학생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며 “내 책의 제1독자는 학생이기 때문에 이번 에세이도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에게 뭔가 메시지를 던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산발적으로 다양한 주제로 쓰여진 전작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주제로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책의 장점으로 꼽았다.

스타 칼럼니스트인 만큼 글쓰기 노하우에 대한 조언도 내놨다. “인간은 양질의 자극에 늘 노출하고 있어야 한다. 몸도 적절한 신체자극이 없으면 금방 퇴화하듯이 정신도 마찬가지다. 음악, 그림 등 늘 양질의 자극에 노출되도록 하는 게 바로 비법이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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