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책을 읽으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글은 읽지만, 단어 뜻을 몰라서 책 읽기가 재미없다고 하네요. 따로 어휘 학습을 해야 할까요?
A. NE능률이 한글날을 맞아 전국 중학생 남녀 5,990명을 대상으로 초등 어휘력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평균 65점에 그치며 중학생들의 우리 말 어휘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만점자는 260명으로 전체의 단 4.3%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들어본 단어라도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하는 ‘어휘력 빈곤 현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휘력이 낮으면 문제를 읽어도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 학습 흥미를 잃게 되고, 기초학력 부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통 공부를 잘하고 책을 잘 읽는 아이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나타납니다. 바로 알고 있는 단어가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교과 개념 및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초등 시기부터 학습의 기본이 되는 어휘력을 키워야 합니다.
어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충분한 독서와 꾸준한 학습이 중요합니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한계가 있다면 어휘 학습서의 도움을 받아 하루에 해야 할 분량을 정해두고 공부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또한 하루 학습 마무리 단계에서 그날 학습 어휘의 핵심 한자를 점검하고 그 한자가 들어간 다른 낱말을 찾아 새로 알게 된 낱말들로 어휘망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핵심한자가 ‘꽃 화(花)’라면, 개화·금상첨화·생화 등을 찾아보며 다양한 낱말을 익혀보는 것입니다. 이밖에 ‘가벼울 경(經)’과 ‘무거울 중(重)’과 같이 상대되는 한자나 동물·종교 등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관련 있는 낱말을 모아서 학습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어휘량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국어 어휘의 약 75%는 한자로 이뤄져 있어 한자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어휘력도 함께 기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휘와 뜻을 일대일로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지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휘와 뜻을 외우기만 했을 경우, 새로운 어휘를 접했을 때 의미를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상황에 따라 어휘의 뜻을 유추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또한 미로 찾기나 십자말풀이, 괄호 넣기 등 다양한 놀이형으로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꾸준한 학습을 통해 아이가 단어를 많이 알게 되면 글이나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아이의 생각을 보다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리다’라는 낱말만 아는 것보다 ‘안내하다’ ‘보도하다’ ‘선포하다’ ‘폭로하다’ 등 다양한 어휘를 안다면 상황에 따라 단어의 알맞은 의미를 파악하고, 적절한 단어를 선택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아이가 어려운 낱말 때문에 책 읽기를 포기하고,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가정에서 잘 지도해주세요./이자원 NE능률 국어교재 개발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