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년 1,000억위안 규모의 디지털 화폐 발행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테스트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회사의 암호화폐 발행에 비판적이던 중국 정부가 직접 디지털 화폐 발행에 나선 것은 추후 디지털 기축통화 역할을 미국이 주도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페이스북의 디지털 화폐인 ‘리브라’ 등에 대항해 화폐 주권을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한 발 나아가 이미 공고화된 미국의 달러 패권을 디지털 화폐 발행으로 극복해볼 심산이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적극 추진했지만 전 세계 거래의 2%에 못 미칠 만큼 기축통화 지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디지털 위안화’로 화폐전쟁의 주도권을 탈환하겠다는 것이다.
황치판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부회장은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정부와 중앙은행이 직접 국가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민간기업이 화폐를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디지털 화폐 발행이 중국의 화폐 주권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디지털 화폐는 자금 흐름을 모두 추적할 수 있어 위안화 위조나 자금세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스테이블 코인(달러·유로 등 안전자산에 가격이 연동된 암호화폐)’에 대한 G7 워킹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디지털 화폐가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 탈세, 불법금융에 이용될 수 있다”면서 “특히 관련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대규모 환매 사태로 금융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chs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