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오뚜기·코오롱·KCC "폐기물 감축, 손해같지만 결국 이익"

■ '자원순환 선도기업' 우수 사업장 보니

폐수 배출 등 줄여 年 수억원 절감

환경 살리고 경제 효과 '일석이조'

남양금속도 분진서 아연 추출 매각

참치·꽁치·복숭아 통조림을 만드는 ㈜오뚜기 계열사 오뚜기SF에는 해묵은 고민이 있었다. 냉동 생선과 과일을 해동하면서 나올 수밖에 없는 폐수로 인해 ‘폐기물 다량 배출기업’ 낙인이 찍혀 있었다. 모그룹은 친환경 사업장 운영을 경영 이념으로 삼고 있는데 정작 계열사인 오뚜기SF는 공정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폐수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오뚜기SF는 고민 끝에 지난 2015~2016년 경남 고성과 거제 사업장에 폐수 슬러지 감량기를 설치했고, 폐수 발생을 50% 가까이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감량기 도입 전 3년 평균 연 폐수 배출량이 1,628만톤이었던 데서 도입 후 3년 평균 892톤으로 45.2% 확 줄었다. 오뚜기SF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9월 환경부로부터 자원순환 선도기업에 선정됐고 국무총리표창까지 받았다. 회사 측은 “감량이 완료된 슬러지는 토질개선을 위한 농가 자원으로 재활용할 가치가 있어 자원순환을 통한 재활용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적으로도 배출 폐기물 자체를 줄여 처리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오뚜기SF는 당초 감량 설비 2대를 설치하는 데 든 총 투자비용 4억6,000만원을 3.7년에 걸쳐 회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반적인 비용 절감으로 실제 회수 기간은 더 짧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성과 우수사업장에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울산공장도 오뚜기SF와 마찬가지로 자체 노력을 통해 폐기물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대표적 사례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울산공장은 중화 찌꺼기인 폐석회가 발생하는 석유수지 중화 공정을 개선해 배출을 제로화했다. 기존 소석회를 중화 공정에 사용하던 것을 기술팀과 환경안전팀이 하나가 돼 감압 스팀을 이용한 중화 방법을 개발하면서 가능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976년부터 발생하던 폐석회 발생을 없앴고, 연간 2억원의 제조원가 절감 효과도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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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우수사업장에 선정돼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은 남양금속은 자원순환 노력에 특히 공을 들였다. 전기 유도로에서 발생하는 분진을 과거에는 매립 처분해왔지만 지난 2007년 아연 성분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기술 업체를 개발해 전량 유상 매각하는 쪽으로 처분 방식을 바꿨다. 이를 통해 연간 1,000톤 규모 폐기물이 최종 재활용 업체인 제련소에 공급된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만 연간 7억원에 이른다. 생산라인에서 나오는 잉여 주물사(주형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모래)를 매립 처분하던 것도 주물사가 부족한 다른 공장이 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처리했다.

KCC 전주 3공장은 자원순환 선도기업에 선정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KCC 3공장은 인근 공장에서 발생하는 인산폐수와 고염도 강알칼리 부산물을 각각 폐수처리장 미생물 영양분과 중화제로 재활용했다. 그 결과 폐수처리 약품 비용을 1년에 1억300만원씩 절감하고, 인근 공장의 폐수 발생량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아울러 실란트(이음새를 메우는 액상 재료) 제품을 만들 때 나오는 스크랩을 예전에는 재활용 없이 전량 폐기했지만, 이제는 재활용 방안을 별도로 수립해 공정을 개선했다. KCC 전주 3공장은 이런 노력을 통해 공정 폐기물 발생량을 지난 2015년 대비 9%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재활용 처리율도 13.3%에서 32.7%로 약 2.5배 높아졌다. 이를 통해 공장 전체적으로 약 4억7,000만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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