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취임초 트럼프 "서울, 왜 北에 가깝나, 주민들 이사해야"

CNN 안보해설가, 곧 출간 신간서 소개…"무지·충동 보여줘"

캠프데이비드서 대북 군사옵션 세션 무산 과정도 소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인사들과 오찬 도중 웃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인사들과 오찬 도중 웃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한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서울이 왜 북한과의 경계에 그렇게 가깝냐며 주민들이 이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에서 국가안보 해설가로 활동하는 피터 버건은 5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타임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소개했다. 신간 ‘트럼프와 장군들:혼돈의 비용’ 출간을 앞두고 홍보 차원에서 일부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발언을 입수하게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기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고 몇 달 되지 않은 2017년 4월 중순 집무실에서 대북 브리핑을 받았다. 브리핑에서는 북한의 핵시설과 군사기지 관련 기밀 이미지들이 등장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서울의 이미지에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서울은 북한 경계에 그렇게 가까운가?”라고 물었다. 전쟁 발발시 북한의 포병전력으로 서울이 크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쑥 “그들(서울주민들)은 이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담인 건지 동석한 당국자들이 헷갈릴 때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그들은 이사해야 한다!”고 반복했고 다들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1,000만명에 육박하는 서울 인구가 거주지를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을 피해 이사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주장을 편 셈이다. 버건은 이 일화가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면서 비판자들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무지하고 충동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버건은 기고문에서 2017년 가을 열릴 뻔했던 대북 군사옵션 시뮬레이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통령의 전용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전쟁 시뮬레이션으로 대북 군사옵션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려 했으나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이 당국자들을 보내지 않아 해당 세션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대북대응을 포함한 안보회의를 연 바 있다. 대북 군사옵션을 다듬기 위한 전쟁 시뮬레이션 세션이 매티스 전 장관 때문에 열리지 못한 일은 지난 4월 뉴요커가 보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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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에는 2017년 3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측에서 독일이 6,000억 달러를 미지급한 상태라는 차트를 들이밀었다는 일화도 등장한다. 독일이 국내총생산의 1% 정도만 국방비로 지출하는 것과 관련해 마치 독일이 미국에 빚을 졌다는 식으로 차트를 만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청구서’를 흔들자 메르켈 총리는 이 금액이 진짜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걸 모르냐고 반문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이런 걸 아주 곤혹스러워했다고 버건은 전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버건은 책에서 매티스 전 장관과 맥매스터 전 보좌관, 존 켈리 전 비서실장 등 장군 출신 참모들이 초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잘 설득해나가다가 하나둘씩 실패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과정을 주로 그렸다.

특히 동맹의 가치를 중시했던 매티스 전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불화를 다뤘다. 매티스 전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성향을 우려해 군사옵션 제시를 꺼리자 백악관 당국자들이 ‘미친개’라는 별명을 가졌던 매티스 전 장관을 ‘작은 아기 고양이’로 부르며 조롱했다고 한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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