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시그널] 티몬 매각 '조바심' KKR… '느긋한' 롯데 선택 받을까

'돈먹는 하마' 소셜커머스 인수후보 사실상 롯데 유일

적자기업 특례상장, IPO 회수 시한 맞추기 어려워

유통 빅뱅 키 쥔 롯데, 협상 유리한 고지 선점해

티몬, 신입 MD 공개채용 자료사진



소셜커머스 티몬발(發) 유통업 지각 변동이 막을 올릴 수 있을까. 해외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티몬 매각에 나서면서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유일한 인수후보인 롯데쇼핑(023530)에 KKR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유통업 지각변동의 ‘키’를 쥔 롯데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 다만 KKR이 티몬에 투자한 블라인드 펀드의 회수시한에 쫓기고 있어 줄다리기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6일 사모펀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KKR이 해당 펀드의 회수 시한 등의 문제로 티몬 매각이 시급한 상황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시장은 롯데의 선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합종연횡을 통한 지각변동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KKR은 마음이 급한 상황이지만 매각 여건은 녹록지 않다. 우선 국내에선 잠재 인수후보로 꼽히는 전략적 투자자(SI)가 많지 않다. 2015년 KKR과 인수전에서 경합을 벌이다 본입찰을 포기했던 LG유플러스(032640)와 CJ오쇼핑은 그룹 차원에서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있는 상황. 지난 8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꾸리고 3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롯데쇼핑이 사실상 유일한 잠재 인수 후보다.



티몬의 경영 상황도 좋지 않다. 실제로 티몬은 2015년 KKR 인수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꾸준히 자본확충을 해왔지만 지난해까지 여전히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 최근엔 상품권 할인판매로 운용자금을 충당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티몬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KR이나 앵커의 매각 조건이 까다로웠는데 티몬 상황이 안 좋아져서 뭐든 하자는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비단 티몬에 국한한 문제는 아니다. 소셜커머스 업계 1위인 쿠팡의 경우 지난해 1조97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티몬과 덩치가 엇비슷한 위메프도 지난해 영업손실이 390억이었다. ‘돈 먹는 하마’ 신세로 전락한 소셜커머스에에 관심 있는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FI)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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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R이 매각이 아닌 기업공개(IPO)를 선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론상으로는 적자기업 특례 상장 제도인 ‘테슬라 요건’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 지난 3년여 동안 테슬라 상장 문턱을 넘은 곳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인 카페24(042000)와 바이오기업인 제테마(216080), 리메드(302550) 등 세 곳뿐이다. 티몬도 2017년 삼성증권과 상장주관 계약을 맺은 뒤 테슬라 요건 상장을 추진했지만 아직 예비심사 청구도 못 했다. 티몬을 비롯한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삼총사’가 상장에 성공할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KKR과 롯데가 티몬 매각을 두고 본격적인 협상에 임하더라도 롯데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상 유일한 잠재 인수후보인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수가격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 롯데그룹 사정에 정통한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시점에서는) 롯데가 티몬을 인수하는 거래가 쉽게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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