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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원예·목공·자원봉사활동 등 성취감 도움..인생2막 여는 새로운 기반 될수도

[머니+ 행복한 100세시대]

생활에 활력을 주는 '진지한 여가'

하철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수명연장으로 노후생활 기간이 30년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생활에 활력을 주는 여가활동이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은퇴자들이 평생을 일 중심으로 살아온 결과 이렇다 할 취미나 여가생활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은퇴자들은 은퇴 후 많아진 자유시간을 오히려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고, 여가생활에 만족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지 않다. 통계청의 ‘2019년 사회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노후를 보내고 싶은 방법’은 취미활동이 10명 중 6명(59.5%)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소득창출활동(16.8%), 학습활동(10.3%), 자원봉사활동(6.9%)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가활동에 대한 만족도는 ‘보통’이 절반 수준(47.0%)으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만족’(28.8%), ‘불만족’(24.2%)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가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경제적 부담(52.4%)과 시간부족(24.5%) 때문이다.


김병숙 교수의 ‘은퇴 후 8만시간’에 의하면 은퇴 후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수면 · 식사 · 가사노동 등의 시간을 제외한 여가시간이 하루 11시간 정도로,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16만 시간에 이른다고 한다. 실제로 만족스러운 은퇴생활을 즐기는 은퇴자들의 삶은 노동과 여가, 교육활동이 균형적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재취업을 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도 노동시간을 줄여 하루 반나절 정도, 즉 16만 시간의 절반인 8만시간 정도를 일하는데 투자하는 경향이 크다. 직장생활을 한 기간과 비슷한 또 다른 8만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은퇴 후의 삶은 연장전이 아니라 인생 후반전이다. 은퇴 후 8만시간 동안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여가활동을 하며 보낼지 준비해 두지 않는다면 인생 후반전을 무의미하게 보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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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연구를 행복학문으로 부각시킨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의 로버트 스테빈스 교수는 어느 정도의 ‘일상적 여가’와 더불어 한 가지 이상의 ‘진지한 여가’를 영위할 때 최적의 여가 라이프 스타일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산책 · TV시청 · 게임 · SNS활동 · 낮잠 등의 일상적 여가활동을 통해 휴식, 재충전, 즐거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진지한 여가’는 필요한 기술들을 배우고 익히는데 수년간의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높은 성취감과 자아실현의 보상을 경험하는 여가활동이다. 진지한 여가는 예술이나 스포츠 분야에서 아마추어 여가활동과 낚시 · 목공 · 원예 등의 취미 여가활동 및 자원봉사 활동 등이 이에 포함될 수 있다. 은퇴 후 평소 하고 싶었던 여가활동을 하면 생활의 활력소가 되며 행복감을 높여준다. 또한 동호회에 가입하면 많은 사람을 새로 사귈 수 있어, 여가활동은 은퇴 후 새로운 사회활동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진지한 여가활동에서 전문가 수준의 경력을 쌓으면 직업이 될 가능성도 있어 노후생활을 대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말콤 그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1만시간의 법칙’을 말했듯, 한 가지 취미 · 여가활동에 하루 3시간씩 10년동안 노력한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 국민여가활동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3.3시간, 휴일 5.3시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8년 한해 동안 국민들이 가장 많이 하는 여가활동은 TV시청(71.8%)이며, 그 다음은 인터넷 검색 · SNS활동(36.7%), 쇼핑 · 외식(32.5%)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하는 여가활동 1~2위가 미디어를 이용한 여가활동으로, 많은 국민들이 여가시간에 미디어를 이용하여 휴식하거나 기분전환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하루 여가시간(7시간 16분)의 절반 이상(52.3%)을 TV시청에 사용하고, 그 다음이 교제활동(11.7%), 스포츠활동(11.2%), 종교 · 문화활동(5.1%)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고령자들은 활기찬 노후를 위해서 TV시청 시간을 줄이고, 진지한 여가활동을 개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제부터는 여가시간의 절반을 TV · 스마트폰 등의 미디어를 이용하여 정적인 여가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 성취감을 느끼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진지한 여가를 개발하여 실천해 보자. 일상적 여가와 더불어 한 가지 이상의 진지한 여가활동을 즐길 때 여가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아지고 최고의 웰빙을 이룰 수 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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