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에 돌입한 CJ(001040)그룹이 1조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연내에 1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하면 CJ그룹은 재무구조에 부담이 됐던 미국 2위 냉동식품 업체 쉬완스컴퍼니 인수 이전 수준까지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매출 10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한 ‘그레이트 CJ’를 최근 사실상 철회하면서 “연내에 재무구조 개선의 성과를 내라”는 특명을 내린 바 있다.
9일 CJ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097950)은 서울 가양동 토지와 건물, 구로공장, 인재원 등 자산 매각과 유동화를 통해 1조1,328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연내에 확보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가양동 토지 매각 대금은 내년 초에 2,000억원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가양동 부지 매각 대금이 8,500억원, 인재원 일부 528억원, 구로공장이 세일앤드리스백 형태로 2,300억원 규모다.
CJ제일제당에 내년 초 1조3,000억원의 현금이 들어오면 CJ제일제당의 ‘시장가치 대비 세전영업이익(EV/EBITDA)’은 5 미만으로 낮아진다. 올해 상반기 EV/EBITDA는 5.4다. EV/EBITDA는 기업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주요 잣대로 통상 5를 초과하게 되면 신용평가 등급 하향 요소로 작용한다. EV/EBITDA는
CJ그룹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지난해 쉬완스(CJ제일제당), DSC로지스틱스(CJ대한통운), 에코라이츠(CJ ENM) 등의 인수에 성공했지만 시너지를 내기도 전에 부채비율 상향으로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018년 7조원대였던 순차입금은 3·4분기 9조4,752억원으로 확대됐다.
CJ그룹 관계자는 “연내 조 단위의 현금 유동성 확보로 올해 3·4분기 기준 9조원대의 순차입금을 연내 8조원대로, 내년에는 7조원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순차입금 규모가 7조원대로 낮아지면 이는 2018년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보리·박형윤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