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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까지 초미세먼지 '비상'…"그래도 환기는 하세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입자 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 1㎛=0.001㎜) 미만인 초미세먼지의 하루 평균 농도가 이틀 연속 ‘나쁨’(36∼75㎍/㎥)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10일 오전에는 짙은 안개와 맞물려 수도권 곳곳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75㎍ 초과) 상태를 보였다.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 약화로 추위·바람이 누그러지자 온난한 서풍·남서풍을 타고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국내로 유입돼 국내 발생 초미세먼지와 상승 효과를 일으킨 것.

정부는 초미세먼지 ‘관심’ 경보를 발령, 5등급 차량의 수도권 진입을 제한하고 석탄발전소 등 50여기 가동을 정지·제한하는 비상저감조치에 들어갔다. 단속에 걸린 5등급 차량 소유주에겐 10만원(서울 4대문안 3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1일 오후 늦게 차갑고 빠른 북서풍이 불어와 12일 미세먼지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폐 등 호흡기계·혈관 손상시키고 염증반응 유발

지름 100㎛(0.1㎜) 이상의 먼지는 눈·코·인후부를 자극하지만 호흡기 깊숙이 들어 오지 못한다. 하지만 지름 5㎛(0.005㎜) 이하 먼지는 기관지에서 잘 걸러지지 않고 폐 속 깊이 허파꽈리(폐포)까지 침투할 수 있다. 더구나 지름 2.5㎛(0.0025㎜) 미만인 초미세먼지 표면에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많이 흡착돼 있어 폐조직 등 호흡기계를 손상시킨다. 혈관을 따라 체내로 들어가면 면역관련 세포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고 혈관을 손상시켜 협심증·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을 발생·악화시킬 수 있다.

초미세먼지 입자는 자동차·난방·발전 등을 위해 석유·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배출된 질소·황산화물 같은 대기오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반응해 형성된 황산염·질산염과 탄소류·검댕 등이 75%를 차지한다. 카드뮴·납·비소 같은 유해 중금속이 뒤섞여 있어 국제암연구소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천식환자 사망위험이 13%, 폐암 발생위험이 22% 증가한다는 해외연구도 있다.



◇물은 조금씩 자주…생강차·칡차, 호흡기 증상 완화에 도움

가장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 기관은 폐 등 호흡기. 목이 따갑고 기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물을 소량씩 자주 마시면 코·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져 방어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고 먼지 등을 잘 흡착·배출할 있게 도와준다.

호흡기 점막과 면역력 증강에 좋은 생강차·칡차를 마시면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증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김민희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는 “따뜻한 성질의 생강은 신진대사·면역력을 활성화하고 염증을 낮춰준다. 칡차는 코를 촉촉하게 해주고 열을 식혀준다”며 “둘 다 비염에도 좋다”고 조언했다. 칡차가 쓰게 느껴지면 호흡기에 좋은 배와 꿀을 넣어 마시면 맛도 영양도 올라간다. 식물성 에스트로겐도 풍부해 50대 이후 여성에게도 좋다.


한선영 왕십리 함소아한의원 원장은 “귤 등 신선한 과일·채소를 자주 먹으면 수분은 물론 비타민·미네랄 보충으로 피부는 물론 면역력 증진에도 좋다”며 “오미자차·맥문동차 등을 엷게 우려 마시면 몸속 수분(체액에 해당하는 진액)을 보충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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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심한 날도 10분씩 3회 이상 자연환기”

실내습도는 가습기 등을 이용해 40~60%를 유지하고 공기청정기도 함께 사용하는 게 좋다. 공기청정기는 6개월∼1년 주기로 필터를 교체해야 한다.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질병관리본부·대한의학회가 최근 발표한 ‘10가지 미세먼지 국민행동(권고안)’에 따르면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하루 3회 이상, 매회 10분씩 창문 등을 열고 실내를 자연환기하는 게 유리하다. 미세먼지가 보통인 날에는 하루 3회 30분 이상씩 실내 공기를 자연환기하는 게 좋다. 오랜 시간 실내 환기를 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발암성 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실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음식물을 조리할 경우에는 30분 이상 자연환기와 동시에 주방 후드 가동을 권고했다.



◇건강하면 ‘나쁨’ 농도서도 가벼운 운동이 이득

그동안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국민 모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지만 권고안은 건강상태에 따라 보건용 마스크 착용 기준을 달리했다. 건강한 일반인과 어린이는 초미세먼지 농도 50㎍/㎥까지는 보건용 마스크 없이 일상생활을 해도 무방하며, 50~75㎍/㎥까지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건강에 이득이 된다. 다만 50㎍/㎥ 초과 농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고 실외운동은 도로변을 피하고 공원 등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 노인·임산부·기저질환자 등은 35㎍/㎥ 초과 시 마스크를 끼고 과도한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는 제품 외부 포장에 ‘의약외품’과 KF80, KF94, KF99 등이 표기돼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더 많이 걸러내지만 호흡이 불편해진다. 만성질환 등이 없는 일반인은 KF80 정도를 쓰면 큰 문제가 없다. 마스크는 코·뺨·아래턱으로 오염물질이 들어오지 않게 밀착해서 써야 한다. 착용하던 것을 계속 사용하거나 세탁해서 쓰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피하는 게 좋다.



◇귀가 땐 가방·옷 털고 안구건조 땐 인공눈물

외출 후에는 얼굴·손을 깨끗이 씻고 구강·코 세척(양치질·가글, 콧속 생리식염수 세척 등)으로 피부·입안의 미세먼지를 없애준다.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낀 미세먼지는 쉽게 털어지지 않으므로 머리를 감는 게 좋다. 옷·가방에는 각종 먼지가 붙어있다. 자주 털고 빨아줘야 실내오염을 줄일 수 있다.

눈은 점막이 밖으로 노출돼 외부자극에 민감하다. 미세먼지는 안구건조증과 결막염을 악화시킨다. 인공눈물과 안구세척제는 건조함을 줄여주거나 눈에 들어간 이물질 제거에 유용하다. 다만 과도한 안구세척제 사용은 눈 표면의 정상 면역을 담당하는 물질들까지 씻어내 눈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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