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 북한에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민간인 소개령을 내리길 원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또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초점을 맞추면서 한때 전쟁 위기로까지 치달았던 북미 관계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았다는 후일담도 전해졌다.
CNN방송에서 국가안보 해설가로 활동하는 피터 버건은 10일(현지시간) 펴낸 신간 ‘트럼프와 장군들:혼돈의 비용’을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이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초 폭스뉴스를 시청하다 국가안보팀에 “미국 민간인들이 한국을 떠나길 원한다”고 말했다. 당시 국방부 관리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이건 정말 복잡한 문제”라며 “이에 대해 검토할 시간을 주셨으면 한다. 그러면 다른 선택지를 제시하겠다”고 대통령을 달랬다. 국방부 관리들은 미군이 동반 가족 없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은 북한에 전쟁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고, 시간이 지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을 단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책은 미국과 북한이 전쟁 위기로까지 치달았으나 2018년 2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았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올림픽에 초청하고 개막식에서 남북이 공동입장까지 하는 것을 본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위기를 타개할 기회로 봤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북한과 싸우는 대신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에 집중했고, 한국이 뒤에서 중재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그해 3월8일 김 위원장의 만남 요청에 응했다.
그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4월께 집무실에서 대북 브리핑을 받으면서 북한의 밤을 촬영한, 잘 알려진 위성사진을 보고는 처음에 북한을 알아보지 못했다. 밤에도 불빛으로 밝은 중국과 한국 사이 완전히 어둠이 깔린 북한 지역을 보고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저 부분이 바다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후 사진에 집중한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이 왜 저렇게 북한과 가깝냐”면서 “그들은 이사를 가야 한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이와 함께 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동맹들과의 강한 무역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과 동맹의 중요성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후 열변을 토하며 반박한 일화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은 방금 정확히 우리가 하지 않을 일들에 대해서만 자세히 설명했다”면서 “모든 일이 우리 어깨 위에 있고, 우리는 어디에나 다 있다. 그건 우리의 달러”라며 반감을 표했다. 이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러시아를 그렇게 두려워한다면 누군가 일어나서 수표를 써야 한다. 내게 동맹을 보여달라, 내게 동맹을 데려오라. 내게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을 데려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