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6개월만에 또...르노삼성 노사 '强대强 대치'

부산지노위, 조정중지 결정에

노조 파업 찬반투표…66% 찬성률로 역대 최저

사측은 행정소송 제기 이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방침도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2019년 임금단체협약을 놓고 ‘강대강 대치’로 치닫고 있다. 노동조합은 찬반투표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66.2%로 집계됐지만, 노조는 이를 토대로 사측과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 찬반투표를 진행하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반면 사측은 쟁의조정 관할을 중앙노동위원회로 이관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에 이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양측이 출구를 찾지 못한다면 2018년 임단협을 둘러싸고 파업을 벌인 지 불과 6개월 만에 또다시 파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부산지노위의 조정중지 결정 공문을 수령하는 즉시 서울행정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다. 르노삼성 사측이 전날 오전 행정법원에 쟁의조정 관할 이동 행정소송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지노위가 이날 새벽 조정중지 결정을 내린 데 따른 조치다. 르노삼성의 한 관계자는 “부산지노위가 행정법원의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며 “르노삼성은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쟁의조정 절차를 중노위에서 처리해야 하는 것이 법리에 맞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조는 사측의 가처분 신청 등에 상관없이 이날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에는 2,059명 중 1,363명이 찬성한 66.2%의 찬성률을 보이며 기존의 파업률 평균(80%대)를 하회하는 역대 최저의 수치를 보였다. 노조는 투표결과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를 얻음에 따라 대의원 회의를 열어 파업시기와 수위 등을 정해 파업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만약 파업이 결정되면 르노삼성 노조는 2018년 임단협을 둘러싸고 파업을 벌인 지 6개월 만에, 2018년 임단협을 타결한 지 3개월 만에 다시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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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9월부터 2019년 임단협 협상을 벌여왔다. 노조는 흑자를 내고 있는 실적과 2년째 이어진 기본급 동결 등을 이유로 12만원 수준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고정급 상승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4차례의 본교섭, 7차례의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최근 노조에 회사 제시안을 제출하겠다며 2주의 시간을 요구했지만 노조는 지난달 29일 교섭종료를 선언하고 부산지노위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했다.



사측은 부산지노위가 조정결정을 내리는 당일인 전날 오전 “조정 내용이 부산뿐 아니라 서울·시흥 등 전국 각지의 사업장에 해당한다”며 중노위로 옮겨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행정법원에 제출했다. 노동위원회법에 따르면 두 개 이상 지노위의 관할구역에 걸친 노동쟁의 조정 사건은 원칙적으로 중노위의 관할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한국GM 등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제조공장 이외에 전국 영업망 등이 산재해 있어 중노위가 직접 쟁의조정을 해왔다.

르노삼성 노사문제의 열쇠는 행정법원이 쥐고 있다. 당장 사측이 제기할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지 관심이다. 또한 사측이 제기한 행정소송의 경우 법원이 판단을 내리기까지 최소 수주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결과에 따라 노조의 파업절차가 불법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사측의 행정소송이 수용되면 부산지노위가 내린 조정중지 결정은 효력을 잃고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법원이 사측의 소송을 기각한다면 부산지노위의 조정중지 결정과 노조의 파업은 합법적인 것이 된다.

다만 ‘생산절벽’을 마주하고 있는 르노삼성의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여론의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노조는 2018년 임단협이 타결된 올 6월까지 62차례의 부분 파업과 8일의 전면파업 등 상반기에만 250시간 이상의 파업을 감행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본사에서 생산물량을 배정받지 못해 내년 생산 물량이 지난해(21만5,000대) 절반 수준인 1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상반기 장기 파업 여파로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생산 물량은 16만1,733대로 전년 동기(20만9,126대) 대비 23% 줄었다. 여기에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생산의 절반을 차지했던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올해 종료되고 내년 신차 ‘X3’ 유럽 수출물량 배정도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업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이 50%를 넘는다고 하더라도 실제 파업까지 이어지기에는 양측의 부담이 모두 클 것”이라며 “올해 르노삼성의 실적도 좋지 않은 데다 파업을 진행할 경우 특근비·인센티브 등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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