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USMCA 수정안 합의, 새 북미무역 체제 성큼

1년이상 보류 끝 3국 대표단 서명

美 의견 반영, 비준 가능성 높아져

트럼프 탄핵정국에 올해 넘길수도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할 새 무역협정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수정안에 합의했다. 그동안 미국 의회에서 요구한 노동 기준 강화 등의 요소가 반영되면서 1년 넘게 보류됐던 USMCA의 비준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북미 3국 대표단은 이날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대통령궁에 모여 USMCA 수정안에 서명했다. 서명에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부 차관,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가 참여했다.

USMCA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후 나프타를 대체하기 위해 마련한 무역협정이다. 지난해 11월 3국이 초안에 서명한 후 멕시코 상원이 올해 6월 이를 가장 먼저 통과시켰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 1년 넘게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3국은 다시 합의안 수정에 나섰다. 특히 미국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과 노동계가 노동조합 결성이 어렵고 임금이 저렴한 멕시코로 기업들이 이전해 미국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며 멕시코의 노동조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왔다.


이날 합의된 USMCA 수정안은 기존의 나프타와 90% 이상 내용이 동일하지만 노동 기준을 종전보다 강화하고 이행을 강제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일례로 멕시코 당국은 노조선거나 단체계약 등으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노동전문가 패널 심의로 가기 전 85일 이내에 이를 해결해야 한다. 핵심 산업인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시간당 최저임금이 16달러이상인 근로자에 의한 부품생산 비율이 40~45%로 의무화됐다. 또 세 나라 모두 북미산 부품 비중을 현행 62.5%에서 75%로 늘린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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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낙농업자의 캐나다 시장 접근권을 강화한 것과 3국 간 디지털 데이터 이동의 자유를 보장한 점도 나프타와 달라진 부분이다. 한편 바이오 약품에 대해 저가 복제약 생산을 막기 위해 10년의 보호기간을 설정해달라는 미국 제약 업계의 요구사항은 개정안에서 관련 내용이 빠졌다.

의회 비준을 앞두고 이번 개정안에 대해 3국에서는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농민·제조업체·에너지·노동조합 등 모두에게 좋다”고 수정안을 치켜세웠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도 이번 수정안이 “미국 노동자들의 승리”라며 다음주 하원에서 표결에 나선다고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3국에 모두 좋은 협정”이라며 미국과 캐나다 정부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정국 여파로 연내 비준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내년 1월 (탄핵) 재판이 끝난 직후 (수정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회기가 마무리되는 다음주 주말(22일) 전에 표결에 부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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