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조건부 합의로…미군기지 4곳 반환 완료

환경오염정화 등 협상은 계속

용산기지 반환 협상 탄력 기대

정부가 캠프 마켓(부평), 캠프 이글과 캠프 롱(원주), 캠프 호비(동두천) 등 4개의 미군기지를 반환받는다고 발표한 11일 오후 캠프 마켓 일대가 아파트에 둘러싸여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캠프 마켓(부평), 캠프 이글과 캠프 롱(원주), 캠프 호비(동두천) 등 4개의 미군기지를 반환받는다고 발표한 11일 오후 캠프 마켓 일대가 아파트에 둘러싸여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부평·동두천·원주에 있는 4개의 미군기지를 반환받았다. 정부는 11일 오후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국과 제200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개최해 장기간 반환이 미뤄져온 4개의 폐쇄된 미군기지를 즉시 돌려받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미군이 주둔하다 돌려받게 된 미국 기지의 모습.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인천 부평 캠프 마켓의 전경, 캠프 마켓의 출입문, 강원 원주 캠프 롱 내부, 경기 동두천 캠프 호비 쉐아 사격장. /연합뉴스정부가 부평·동두천·원주에 있는 4개의 미군기지를 반환받았다. 정부는 11일 오후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국과 제200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개최해 장기간 반환이 미뤄져온 4개의 폐쇄된 미군기지를 즉시 돌려받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미군이 주둔하다 돌려받게 된 미국 기지의 모습.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인천 부평 캠프 마켓의 전경, 캠프 마켓의 출입문, 강원 원주 캠프 롱 내부, 경기 동두천 캠프 호비 쉐아 사격장. /연합뉴스


정부가 11일 주한미군으로부터 부평과 원주(2곳), 동두천의 기지 4곳을 돌려받았다. 환경오염 정화에 대한 책임 및 현재 사용 중인 기지의 환경관리기준 강화를 둘러싼 협상을 계속한다는 조건을 붙였지만 사실상 미군 측에 크게 양보하며 10년 이상 끌어온 반환 협상의 물꼬를 튼 셈이다. 특히 용산 일부 기지에 대한 반환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반환 협상이 지연돼온 탓에 이번 정부 임기 안에 용산 기지의 완전 반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단 4개 기지가 반환됨에 따라 용산을 비롯한 나머지 22개 미군기지도 언제 반환될지 주목된다. 도심에 위치한 부평 기지를 비롯해 이번에 반환된 기지들이 어떤 방식으로 개발될지도 관심사로 손꼽힌다. 이들 기지는 이미 비어 있는 상태여서 개발 착수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주 캠프 이글과 캠프 롱은 지난 2009년 3월과 2010년 6월에 폐쇄됐고 부평 캠프 마켓(2011년 7월), 동두천 캠프 호비 사격장(2011년 10월)도 미군이 평택 기지로 이전해 비어 있는 상태다.

한미 양측은 2000년대 초반부터 주한미군이 떠난 자리의 오염정화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놓고 지금까지 설전을 벌여왔으며 그 피해는 지역 사회가 떠안아 왔다. 정부는 “미국 측과의 오염 책임 문제 협의에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기지 반환 문제는 지역 사회의 민원과 불만으로 보다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였다”며 미군과의 합의 배경을 밝혔다.


정부가 미군의 오염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감수하며 4개 기지에 대해 ‘선 반환, 후 협상’ 형식의 반환을 택한 이유는 끌면 끌수록 손해가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영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군기지를 반환받으면 정화에 따른 편익, 공원·공공시설로 이용해 누리는 편익 등이 발생한다”며 “편익 발생 시점이 10년 뒤로 미뤄지면 그 편익은 40% 가까이 사라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원주시 캠프 롱의 경우 2017년도 환경오염도 조사 결과 5년 전보다 아연이 3배 증가했고 카드뮴은 기준치의 22배를 넘는 양이 새로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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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오염 평가를 거쳐 복구액이 확정되면 일단 우리가 정화 및 원상회복 비용을 부담한 뒤 추후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비용을 정산할 방침이다. 그러나 오염 평가가 확정되더라도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기지의 오염 정화 비용을 부담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결국은 모든 비용을 한국이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의 기여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기지 반환을 서둘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이전 합의 및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염 정화 부담액은 직접 방위비에 넣을 수는 어려우나 ‘한국의 동맹 기여’ 사례에는 포함될 수 있는 사안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용산 기지를 포함해 미반환 상태인 전국의 22개 기지에 대한 반환 일정이다. 2000년대 초 미군기지 이전 재배치 등에 합의하고 기지 반환 문제를 협의해온 이래 미군은 기지 80곳 중 54곳은 돌려줬으나 아직도 용산 일부 기지를 포함해 전국 22개 기지는 미반환 상태다. 일괄적인 전망은 어렵다. 미군기지 반환은 ‘반환 절차 개시·협의→환경 협의→반환 건의→반환 승인→정화·처분’의 5단계 절차를 국방부·환경부 등 정부 각 부처가 개별 협의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미반환 22개 기지 중 캠프 모스(서울 남산), 알파탄약고(평택), 험프리 소총사격장(평택), CPX 훈련장 잔여지(평택) 4곳은 아직 반환 절차도 개시되지 않았다. 주한 미군기지 중 최대 규모(1,414만㎡)인 동두천 캠프 케이시의 경우 일부 폐쇄된 지역만 반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용산 기지 반환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미연합사령부가 오는 2021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하는 등의 밑그림이 마련된 상태여서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환경오염 조사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번 정부의 임기 내 반환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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