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골프는 ‘이미지 게임’이라고들 한다. 스윙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고 연습하면 실전에서 결과로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머릿속 상상만으로도 골프 실력이 늘 수 있을까?
책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는 이런 질문에 뇌과학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책은 상상과 움직임이 뇌에서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심상 훈련은 ‘단순한 상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한 연습 시뮬레이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세계적인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는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특별한 훈련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일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우즈는 침대에 누워 대회에서 자신이 해야 할 샷을 머릿속으로 미리 그려보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영국의 창던지기 국가대표 선수인 스티브 배클리에도 심상 훈련으로 성공한 스포츠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발목 부상을 당하자 체력 훈련 대신 정신 훈련에 몰두했다. 눈을 감은 채 창을 손에 쥐고 던져 창끝이 허공을 가르고 바닥에 꽂히기까지의 전 과정을 머리 속에서 그리는 훈련을 매일 같이했다고 한다. 그는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책은 ‘상상만으로도 운동 실력이 좋아질 수 있는가?’ ‘선천적 맹인이 환각을 볼 수 있을까?’ ‘조현병 환자에게 환청이 들리는 이유는?’ ‘마음이 무너지면 뇌는 어떻게 대응할까?’ 같은 흥미로운 주제들로 구성돼 있다. 미국 예일대 뉴헤이븐 병원의 신경과 의사인 저자는 의학적 지식을 배경으로 뇌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고작 1.4㎏의 무게로 하루 섭취 열량의 20%를 독식하는 뇌가 어떻게 한 사람의 세계를 구축하고 지켜내는지 알아가는 과정은 인간을 탐구하는 여정의 시작점이다.’ 2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