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명예회장이 열정을 쏟은 R&D 덕분에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이 가능했고 오늘날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우리 화학·전자산업의 기틀이 마련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명예회장은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1970년대 중반 럭키 울산공장과 여천공장에는 공장이 채 가동되기도 전에 연구실부터 만들어졌다.
그는 대부분의 연구실이 공장별로 소규모 형태로 운영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1976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금성사에 전사적 차원의 중앙연구소를 설립하도록 했다. 이곳에 개발용 컴퓨터, 고주파 용해로 등 첨단장비를 설치하고 국내외 우수 연구진을 초빙하는 등 파격적인 투자가 집행됐다.
1979년에는 대덕연구단지 내 민간연구소 1호인 럭키중앙연구소를 출범시켰다. 이어 1985년에 금성정밀·금성전기·금성통신 등 7개사가 입주한 안양연구단지를 조성하는 등 회장 재임 기간 70여개의 연구소를 설립했다.
구 명예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한 기술 R&D의 결과로 금성사는 19인치 컬러TV, 공냉식 중앙집중 에어컨, 전자식 VCR, 프로젝션 TV, CD플레이어, 슬림형 냉장고 등 수많은 전자제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국내 최고 가전 회사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컬러TV 생산은 1975년 구미 공단에 연산 50만대의 대단위 TV 생산공장이 준공되면서 본격화됐다. 우리나라 전자 공업의 발전에 커다란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이었다.
화학 분야에서는 1970년대 울산에 하이타이(가루비누), 화장비누, 폴리염화비닐(PVC)파이프, 프탈산디옥틸(DOP) 등 8개의 공장을 잇달아 건설하며 종합 화학회사로의 발돋움을 본격화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