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중소기업은 내년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낮다고 볼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업을 확장하기 보다 현 경영 상황이라도 유지하자는 불안감이 팽배했다.
1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2,945곳을 대상으로 내년 기업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는 올해 대비 1.9포인트 하락한 81.3으로 나타났다. 지수는 높을수록 경기 개선 기대감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이번 81.3은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저 수준이다.
내년 경영 목표에 대해 81.3%가 ‘현상유지’를 답했다. ‘사업확장’은 9.4%에 그쳤다. 9.3%는 ‘사업축소’를 답해 내년 경영 상황을 어렵다고 느끼는 기업들이 대다수로 조사됐다.
가장 큰 경영 어려움(복수응답)에 대해 74.1%가 ‘내수부진’을 꼽았다. 이어 인건비 상승(53.5%), 업체간 과당경쟁(48%), 근로시간 단축(23.9%) 순이다. 지난해 조사에서 57.9%였던 내수부진 답변율이 이번 조사에서 2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과당경쟁, 근로시간 단축도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내년 예상 매출에 대해 53%는 올해와 동일할 것이라고 답했다. 33.9%는 매출이 되레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보수적인 경영은 인력운용에서도 나타났다. 85.9%는 내년 인력운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 9.6%만 채용에 나설 방침이다. 설비투자와 기술개발투자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8.4%, 7.8%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내년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36%로 ‘좋아질 것’(6.3%)이란 답변을 크게 웃돌았다. 이유(중복응답)에 대해서는 65.5%가 ‘기업 규제 강화’를 지목했다. 2위는 ‘최저임금 및 근로시간변동 등 급격한 경제정책’(60.7%)이다.
정부가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내놓아야 할 정책에 대해서는 73.2%가 ‘내수활성화 정책’을 꼽았다. ‘금융세제지원과 노동현안제도화의 속도조절’, ‘중소기업 판로지원 ’등도 필요한 경제정책으로 꼽혔다.
중기중앙회가 별도로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경영환경을 설명하는 사자성어 조사를 실시한 결과 1위는 ‘암중모색(暗中摸索)’이었다. 암중모색은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는 뜻으로, 막연한 상황에서도 일의 실마리나 해결을 찾아내려 한다는 뜻이다.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미·중 무역분쟁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경제 전망이 어둡다”며 “대·중소기업 상생, 전통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 등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