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로터리]고객 신뢰를 얻는 금융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



지난해 1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꾸준히 동 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다. 전국 각지 골목상권 식당을 방문해 백종원 대표가 식당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식당 경영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자신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에 대한 믿음 때문에 정작 중요한 고객이 어떻게 느끼는지 생각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 놀란다. 일례로 최근 방영된 떡볶이 식당 이야기가 그렇다. 지난 23년간 할머니는 색이 탁해질 것을 걱정해 ‘간장’으로 간을 맞추지 않고 떡볶이를 만들어 팔아왔다. 백 대표는 간장 등을 이용해 맛을 내는 새로운 떡볶이 레시피를 전수했고 매일 남던 떡볶이가 처음으로 완판에 성공했다.

이처럼 사람들도 자신이 가입한 금융상품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잘못 알고 있거나 정작 필요한 상품이 아닌 덜 중요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 상황과 금융조건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는데 전문가가 아니면 정확한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농협생명은 농협 전 계열사 직원을 대상으로 ‘내 보장자산 바로 알기 캠페인’을 시행했다. 전문설계사가 고객이 농협 또는 다른 보험회사에 가입한 보험계약에 대해 건강·노후·가족을 위한 3대 보장자산의 준비가 적당한지 진단한 후 조정·보완해주는 서비스다. 보장자산 진단서비스를 받아본 직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특히 자신이 몰랐거나 놓치고 있던 부분을 알게 돼 유용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며 보험뿐 아니라 타 금융상품으로 확대해 고객의 전반적인 금융상황을 점검해주는 서비스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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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융지식이 많거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자유로운 소비자들은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고령층과 같은 금융소외계층은 잘못된 경로로 상품을 가입하기도 하지만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부분들은 금융사가 고객층의 특성을 고려해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없으면 개선이 어렵다. 해외 대형 금융회사의 경우 치매로 은행업무가 어려운 고객을 위해 치매 전문 직원을 지점에 배치하고, 디지털 서비스 이용이 불편한 고객을 돕는 전담직원을 두는 등 금융소외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별도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생명보험 업계는 국내 전 생명보험회사 사장단이 모여 생명보험산업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소비자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 정착’을 위한 자율결의를 다졌다. 올 한 해도 여러 이슈들로 다사다난했지만 고객의 신뢰를 잃는 것이 금융업의 제일 큰 리스크임을 되새긴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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