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002320)그룹 ‘남매의 난’이 현실화되자 한진칼(180640) 등 그룹 계열사 주가가 급등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대주주 간 지분 확보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진칼은 전 거래일보다 20.00%(7,700원) 급등한 4만6,200원에 장을 마쳤다. 한진칼 주가는 장 시작과 동시에 약세를 보이면서 3만7,100원까지 하락했지만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의 입장문이 발표되면서 폭등하기 시작했다. 한진그룹 계열사들도 이날 모두 강세를 보였다. 대한항공과 한진칼 우선주는 모두 전 거래일보다 30%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며 상한가로 마쳤다.
이날 한진그룹의 주가 급등세는 조원태 회장과 조 전 부사장 간의 다툼이 심화하며 앞으로 대주주 간 지분 확보 경쟁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15일 그레이스홀딩스(KCGI)가 한진칼의 지분 9%를 장내 매수한 사실이 공시되자 이튿날 한진칼 주가는 14% 이상 치솟는 등 11월 말까지 3만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KCGI는 사외이사 선임 등을 놓고 표대결을 벌였으나 패배해 주가가 2만5,000원선으로 내려앉았다. 4월 초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고 KCGI가 지분을 늘리면서 경영권 분쟁의 전운이 감돌자 주가는 다시 4만원을 넘었다. 그러나 이후 델타항공이 백기사를 자처하면서 3만원을 하회하는 등 지난 1년간 한진칼 주가는 급등락을 거듭해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기업의 경영권 분쟁이 예상되면 대개 주가는 우상향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앞으로 한진그룹이 화해할지 갈등을 이어갈지 불확실한 만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