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보다 두 배가량 높았던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역마진 우려 등으로 잇따라 떨어지면서 1%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7월과 10월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1.25%까지 낮아진 상황에서도 비교적 높은 금리 기조를 유지했던 모습과는 달라진 것이다. 재테크 보루였던 저축은행까지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금융권 전체의 초저금리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14%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0.5%포인트, 6개월 전보다 0.3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특히 지난달 초만 해도 평균 금리가 2.31%였던 점을 감안하면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지난해만 해도 찾기 어려웠던 1%대 정기예금 상품도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개별 저축은행들의 1%대 예금금리 상품은 1개뿐이었지만 24일 기준 26개로 크게 늘었다.
시중은행들이 0%대 정기예금 상품을 선보일 때도 고금리 혜택을 제공한 저축은행들이 정기 예금금리를 더 낮출 가능성은 크다는 분석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데다 기준금리도 계속 떨어지면서 저축은행들도 예금 상품의 역마진을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저축은행들이 신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기준에 대비해 예수금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여서 2%대 예금 상품을 더 내놓을 가능성도 줄었다. 저축은행들은 내년부터 강화하는 신예대율 기준에 따라 오는 2020년 110%, 2021년 100%까지 예대율을 맞춰야 한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들은 특판 등의 공격적인 고금리 상품 판매로 예수금을 마련해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도 저축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혜택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신예대율 기준 도입 때문이었다”며 “대부분 최근 1년 새 금리가 높은 예금 상품으로 예수금 확보를 마친 터라 당분간 고금리 예금 상품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내년도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저축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의 금리 인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특판 등으로 시중은행으로 갈 돈들이 저축은행으로 많이 넘어오기도 했다”며 “시중은행의 예금금리에 이어 최후의 재테크 보루였던 저축은행 예금 금리까지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금융권의 예·적금 상품 대신 다른 재테크 수단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