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011200)이 갖고 있던 현대LNG해운 잔여지분을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모두 넘긴다. 5년 전 자금을 유치하면서 약정했던 내용을 지키지 못해서다. IMM PE측은 현대LNG해운 지분 전체를 당초보다 1,000억원 낮춰 인수하는 셈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보유 중인 현대LNG해운 주식 60만주(6%)를 IMM PE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아이기스원에 무상 양도한다. 아이기스원은 현대LNG 지분 100%를 갖는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4년 6월 말 현대LNG 지분 100%(5,000억원)를 아이기스원에 매각했다. 외부 자금 유치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하겠다는 취지였다. 다만 매각 직후 1,000억원을 들여 현대LNG 지분 20%를 다시 샀다. 동시에 2017년 말까지 모잠비크 셰일가스 운송 프로젝트와 관련해 2척 이상의 셰일가스 운송 발주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지분 7%, 2018년까지도 진척이 없으면 추가로 지분 7%, 올해 말까지 못하면 6%를 아이기스원에 각각 넘기기로 했다. 2014년 당시에는 모잠비크 프로젝트가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련 프로젝트는 진척이 없었다. 급기야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까지 지분 20% 중 14%를 아이기스원에 무상양도했다. 마지막 남은 6%도 이번에 모두 넘긴 것이다.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는 알짜 자산을 넘긴 데 이어 추가로 투자한 1,000억원도 허공에 날렸다.
IMM PE는 투자 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 100%를 4,000억원에 매입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2014년 이후 LNG선 운임이 우상향하면서 매출이 늘고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현대LNG해운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9%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자체 자금도 625억원으로 적지 않다. 경영상황이 개선되면서 IMM PE는 5년간 480억원의 배당금도 받았다.
글로벌 LNG 물동량도 계속 늘고 있다. LNG 수출 증가와 친환경 연료 수요 증가가 맞물려 있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NG 호황은 한 번 오면 장기간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며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눈앞에 펼쳐진 LNG 운송 호황을 놓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김상훈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