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또 등장한 기타법인…한진칼 주주간 '쩐의 전쟁' 시작

기타법인 26일 한진칼 지분 0.9%취득

최근 5거래일째 매집...1.61% 규모

"정체는 반도건설" "제3 세력" 분분

내년 3월 주총 앞두고 지분경쟁 돌입

"자금력이 곧 경영권 결정" 분석도




남매 간의 경영권 다툼이 벌어진 것을 틈타 기타법인이 또 한진(002320)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180640)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주요 주주로 깜짝 등장한 반도건설의 추가 지분 취득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제3의 주주 등장설도 나온다. 내년 3월 그룹 경영권을 좌우할 주총을 앞두고 주주 간 ‘쩐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타법인은 26일 한진칼 지분 0.9%(54만2,998주)를 매입했다. 기타법인은 금융투자사나 보험·투신·연기금·사모펀드 등이 아닌 별도의 투자자로 보통 기업을 의미한다. 특정 기업집단이 한진칼 주식을 하루에 214억원어치나 샀다. 기타법인이 한진칼 주식을 산 규모로는 지난해 11월14일(163만주)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해당일(26일)의 한진칼 주가는 전날 대비 9.79% 급락했고 장중 한때 10%대의 낙폭을 보였다. 그럼에도 기타법인은 주식을 대규모로 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분을 늘리는 것이 목적인 투자자에게 주가 급락은 일종의 바겐세일과 같은 개념”이라며 “싸게 지분을 더 확보할 수 있어 대규모 취득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타법인은 27일까지 최근 5거래일 연속 한진칼 주식을 순매수했다. 닷새간 사들인 규모만 95만5,396주(1.61%)로 총 381억원어치다. 기타법인은 이달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기타법인의 존재가 어디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반도건설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기타법인은 이달 초까지 40거래일 동안 지분 2.45%(145만1,556주)를 매입하며 주목받았는데 당시 정체는 반도건설 계열사였다. 이번에도 추가로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반도건설은 최근 2개월 동안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총 지분율 6.28%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 측은 경영 참여 의사가 없는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3월 주총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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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은 내년 3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완료돼 내년 정기주주 총회에서 주주 간 표 대결이 예고됐다. 조 회장(6.52%)과 그의 백기사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은 지분율이 16.52%다. 이에 대응하는 조현아(6.49%)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과 조 부사장 측으로 평가받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그리고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를 합치면 18.27%다. 행동주의 펀드인 KCGI(17.29%)도 최근 7개월 만에 한진칼 주식을 1%포인트 이상 늘렸다. 반도 측의 행보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기타법인이 반도 측이 아닌 제3의 주주라는 이야기도 있다. 경영권 분쟁에서 주요 주주가 러브콜을 보낼 것이고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 주총에서 한진칼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조 회장 측과 조 회장을 견제하려는 반대세력 두 곳이 적극적으로 지분을 사들이는 모습”이라며 “자금력이 곧 경영권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진그룹 관련주들은 기타법인의 지분 취득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한진칼은 하락 출발해 오전10시30분 급등한 뒤 전날보다 2.84% 오른 채 마감했다. 한진칼우(18064K) 역시 18.93% 급등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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