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이나 주유소에서 자동차 스스로 결제하는 것이 아주 먼 얘기는 아닙니다. 세계 각국의 커넥티드카(무선 네트워크로 주변과 쌍방향 연결되는 차량)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우리도 자동차 지급결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결제유형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해야 합니다.”
지급결제 전문기업인 페이민트의 김영환(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 가락동 한국인터넷진흥원 IT벤처타워에서 열린 ‘핀테크 트렌드’ 강연 후 서울경제와 만나 “주차 등 일부 분야에서는 현재 커넥티드카 결제기능이 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이민트는 현대차가 내년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에 탑재되는 결제 시스템 ‘G카페이’를 개발했다. GV80은 신한·국민 등 신용카드사와 정유사, 주차장, 모바일결제 솔루션 업체 등이 참여한 결제 시스템과 항상 연결돼 차량 자체가 결제수단이 된다. 가령 주유할 때 미리 차량의 G카페이로 주유소와 유종을 선택, 결제한 뒤 해당 주유소에 진입하면 결제 사실을 알고 있는 주유소 직원이 차량번호만 확인하고 주유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기존 스마트폰으로 주유소를 검색하고 주유한 뒤 결제하고 주유소 직원에게 결제완료를 확인받는 일련의 과정과 비교하면 커넥티트카 결제가 복잡한 단계를 크게 줄인다”고 설명했다. 페이민트는 지난 5월부터 6개월여 동안 전국 주유소를 비롯해 주차장·톨게이트 등에서 G카페이 실증 테스트를 거쳤다. 주차장에서는 진입 차량과 주차장이 차량 위치와 주차시간 등을 스스로 파악하기 때문에 출차 시 운전자는 결제확인만 선택하면 된다.
김 대표는 “아직 커넥티드카 결제의 초기 단계로 주차·주유 등 차량과 직접 관계된 분야에만 적용되고 있다”며 “완전 자율주행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현재 스마트폰의 거래·결제 기능을 보완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그리는 커넥티드카 결제의 완성은 미래의 완전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자가 진단 후 정비소에 가 수리 후 알아서 결제까지 하는 단계다. 그는 “완전 자율주행까지는 아직 많은 준비가 필요한 만큼 현대차는 물론 재규어·포드·GM·혼다 등 세계 완성차 업체가 다양한 커넥티드카 결제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전자금융 전문가다. 2014년 페이민트를 세워 카카오페이·시럽페이·엘페이 등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설계·개발했다.
그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하는 핀테크보다 차와 ICT가 결합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진단했다. 커넥티드카는 새로운 부가가치가 만들어지는 시장이며 스마트 서비스 가운데 플레이어들이 거래·결제(커머스)에 집중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앞으로 커넥티드카에 얹어지는 커머스의 아이디어를 가진 자가 시장을 움직일 것”이라며 “우리 자동차 업계도 인프라를 구축하고 빨리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