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서울 집값 양극화 심화...강동 23% 오를때 강서 3.4%↑

올 평균가 8.16% 올라 9억 돌파

자치구별 상승률 최대 6배 차이

분양가 상한제로 강남권 공급난

내년에도 양극화 해소 어려울듯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에도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대부분의 아파트가 ‘12·16 대책’의 대출 규제권에 들어간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올해 고가주택 밀집지역과 그 외 지역의 아파트값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년간 8.16% 오른 가운데 강동구 초소형(60㎡ 이하) 아파트값이 23.30% 오를 때 강서구의 같은 평형은 3.4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강남권 아파트 공급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이곳에 실수요 및 투자수요가 집중된 게 올해 강남 아파트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면서 “여전히 강남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일부를 중심으로 일자리 및 생활 기반 시설이 몰려 있어 아파트 양극화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가 아파트 더 올랐다…양극화 심화=30일 본지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올 한 해(2018년 12월~2019년 12월)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을 서울 자치구별·면적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우선 올해 12월 말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9억3,319만원으로 지난해 말 8억6,282만원에서 8.16%가 올랐다. 사상 처음으로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2017년(7억9만원) 대비 33.29% 급등했다. 이 가운데 자치구별 집값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지난해 최저 16.31%에서 최대 31.38%로 비교적 고루 상승한 반면 올해는 최대 상승한 강동구가 14.75%, 최저인 강북구는 2.51% 올라 상승 폭이 6배 가까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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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별로 보면 양극화는 더 심하다. 전용 60㎡ 이하, 60~85㎡ 이하, 85㎡ 초과 등 세 단계로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강동구 초소형(60㎡ 이하) 아파트값은 1년간 23.30% 올라 가장 오름폭이 컸다. 아울러 중소형(60~85㎡ 이하)은 16.13% 올랐고, 대형(85㎡ 이상)은 11.54%를 기록했다. 실제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전용 50.84㎡는 올 3월 11억5,000만원에서 지난 11월 15억1,000만원까지 올라 실거래됐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늘었고, 강동구는 재건축에 더해 신규 입주도 많아 상승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초소형(60㎡ 이하) 아파트에서는 강동구에 이어 서초구(11.16%), 마포구(10.80%), 광진구(10.63%), 송파구(10.53%)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중소형(60~85㎡ 이하)에서는 광진구 13.26%, 강남구 13.07%, 송파구 13.07%, 양천구 10.89%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강북구 대형(85㎡ 이상) 아파트는 가장 낮은 1.68%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북구 외에도 서울 외곽 지역의 대형 평수는 상승률이 극히 저조했다. 관악구는 2.41%, 은평구 3.16%, 강서구 3.18% 등을 기록했다. 즉 평형별로 보면 서울 외곽 전용 85㎡ 초과의 경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 강남, 서초 제치고 평균 아파트값 1위 탈환=평균 매매가격으로 보면 강남구가 서초구를 제치고 1년 만에 다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자치구가 됐다. 강남구는 지난해 17억3,536만원에서 11.14%가 올라 19억2,862만원을 기록해 2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17억6,606만원으로 강남구에 앞섰던 서초구 아파트값은 18억8,931만원을 기록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가 10월 3.3㎡당 1억원을 돌파했지만 강남구는 개포동을 중심으로 재건축 단지는 물론 신축 단지가 들어서면서 평균 아파트값이 상향됐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올 초 17억원대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26억2,000만원까지 거래되며 10억원가량 급등했다. 분양을 앞둔 개포주공4단지 전용 36㎡도 지난해 말 14억1,000만원에서 올 11월에는 25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한편 고가 아파트 대출 거래를 제한하는 12·16 대책에도 내년 서울 집값의 양극화가 줄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 진입자들은 버티기에 나서고, 추가 주택 구입에 세 부담이 커 9억원 이하 주택으로의 풍선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일단 급감하겠지만 강남 집값을 얼마나 끌어내릴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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