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담은 ‘12·16 대책’으로 2020년 기존주택 시장은 2019년 만큼의 가파른 상승세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워낙 풍부한 상황인데다 서울 이주 수요가 줄지 않아 서울의 경우 강보합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수요자들의 경우 각종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2·4분기부터 기회를 노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본지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얻은 결과 2020년 주택시장은 전국적으로는 보합, 서울은 강보합이 예상된다. 상반기까지는 규제의 영향으로 강남권 등 규제 지역의 약세가 예상되지만, 서울로 들어오려는 수요는 줄지 않고 있어 나머지 지역에서 집값이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다.
실제로 정부의 12·16 규제 발표 이후에도 서울의 비강남권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일산요진와이시티 전용 59㎡의 경우 12·16 대책 직전에 5억3,000만원에 팔렸으나 대책 이후 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3단지 전용 59㎡도 대책 이후 신고가인 8억3,000만원에 팔리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2019년 한 해 집값 상승의 핵으로 부상한 새 아파트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재개발 규제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이 겹치면서 공급 부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9년 12월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에 따르면 6월 기준으로 6만3,000가구를 웃돌던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새 아파트 선호 현상으로 인해 11월 기준 5만 3,561가구로 1만가구 가까이 줄었다.
안정세가 예상되는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는 다소 불안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자립형사립고 폐지로 인해 학군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로또 청약을 기다리는 대기자들도 증가하면서 전세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의 ‘12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학군 수요가 많은 양천구와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가 각각 0.56%, 0.5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