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포트를 산업 생태계로 성장시킨 것은 스타트업이다. 하이테크캠퍼스(HTC)를 비롯해 에인트호번공대(TU/e), 오토모티브 캠퍼스(Automotive Campus), 브레인포트 인더스트리 캠퍼스(BIC), 스트레이프 S/T 등과 같은 연구·창업단지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창업은 ASML과 NXP 등 글로벌 초격차 기업 탄생의 원동력이다.
지난해 12월4일 에인트호번에서 만난 토니스 호흐하우트 이오니카 최고경영자(CEO)는 에인트호번에서 창업한 이유를 “세계 어느 곳보다 짜임새 있는 산학협력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이오니카도 에인트호번공대의 기술을 활용해 창업했다. 그는 “재활용 시장에 대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는데 때마침 에인트호번공대가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며 “아이디어와 대학의 기술이 합쳐져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오니카는 최근 코카콜라와 협업해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콜라병 샘플 300여개를 공개했다. 이 기술이 보편화되면 전 세계의 골칫거리 중 하나인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 지구 환경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코카콜라는 내년부터 이 기술을 적용한 재활용 콜라병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오니카의 사례처럼 에인트호번에서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것은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바로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호흐하우트 CEO는 “연구소들이 가진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업에 필요한 인프라스트럭처도 잘 구축되어 있다”며“대학 밖에도 많은 연구소들과 오피스, 생산설비 등이 차로 1~2시간 내의 거리에 잘 갖춰져 있어 접근성이 좋다” 고 말했다. 또한 그는 “창업을 하려는 스타트업들이 몰려들면서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많다”며 “이러한 스타트업 문화가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브레인포트가 테크놀로지 기업을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하며 투자유치에 도움을 준다는 점도 스타트업 성장의 발판이다. 브레인포트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투자는 올 상반기 5,900만유로로 2017년 상반기(1,900만유로)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대학과 기업, 그리고 브레인포트의 유기적 결합이 혁신기업 생태계를 만드는 셈이다.
브레인포트의 혁신 성과와 역량에 대한 네덜란드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호흐하우트 CEO는 “에인트호번은 네덜란드에서도 아주 작은 지역이지만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큰 가능성을 지닌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에인트호번=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